샌드위치

수필[Essay] 2022. 7. 9. 09:10


일 년에 두 번 건강 검진이 있어 서울로 상경한다. 여동생 집에서 자고 오전 열 시쯤 대방역에서 내렸는데,

"제가 만든 샌드위치입니다. 맛이 있어요 " 라는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우리 막내 딸 나이쯤 되어 보이는 아기 엄마였다.
그녀 앞에는 아침에 만든 샌드 위치가 박스 안에 쌓여 있었다. 순간 , 나는 맘이 짠했다. 그리고 숨가쁘게 일했던 내 젊은 날들이 떠올랐다.
바삐 지나가는 발길들 속에 선 듯 사주는 사람이 없었다.

밀가루 음식을 먹지 말라는 주치의 주의를 듣고 있던 터라 나도 그냥 지나쳐 왔다.

종일 다 팔고 갔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이튿날, 나도 한번쯤 사서 먹으리라 돈을 꺼내 손에 쥐었는데 웬일인지 그날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힘내라는 말도 해 주고 싶었는데...

'주님 세월이 어렵습니다. 그녀에게 희망과 건강을 주시옵소서' 두 손을 모아 주님께 간절히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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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