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론’ 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틀이 잡힌 책한 권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40여 년의 긴 세월에 걸쳐서 비교적 많은 글을 쓴 편이고, 그 대부분이 삶의 문제를 이모저모에서 살펴본 기록이었으니, 이제 새삼스럽게 ‘인생론’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 걸고 쓸만한 말이 있겠느냐는 의문은, 저 욕심에 눌려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마 내 마음의 세계와 필력(筆力)을 과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계간지 <철학과 현실>에 연재하기로 하고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봄부터였다.
개인의 생애는 출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장년기를 거쳐서 노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붓을 들기 시작했다.
-머리말에 쓰신 글이다 -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사실을 비관하는 것은 부유한집에 태어난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빈약한 체격을 불평하는 것은 건장한 체격과 비교하기 때문이요, 두뇌가 나쁘다고 불평하는 것은 머리가 좋은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광막한 우주에는 수없는 별들이 돌고 있으며 그 가운데 지구는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별이다. 우리는 이 쾌적한 지구에 살고 있으며,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인간으로서 살고 있다. 우리의 처지에 불만을 품는 다면, 조물주는 우리를 생각이 좁은 배은망덕의 무리로서 괘씸하게 생각할 것이다.
현대에는 부모의 빈부가 가문을 대신하여 벽을 쌓고 있다. 이 빈부의 벽도 결코 만만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옛날의 가문의 벽과 같이 절대로 넘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은 아니다. 꾸준한 노력으로 역경을 이겨냄으로써 입지적인 인물이 된 사람의 생애는 귀하다고 보아야한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기르는 일이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많은 과정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문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다름 아닌 덕성(德性)이다. 덕성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으로 얻어지는 사회생활의 능력이다.
나의 인생은 나 스스로 설계해야한다는 말씀, 기나긴 삶의 과정 속에서, 더러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의 변화가 생겨서 도중에 부분 적으로 설계를 변경해야할 경우도 생기지만, 어쨌든 내 삶은 내가 설계하고 내가 살아야 한다는 말씀, 그리고 자신의 소질과 개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를 살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산다는 것은 힘들고 괴로운 일, 때로는 흥겨운 일도 생기고 영광스러운 축복이 파묻히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어려움과 싸워야하고 외로움을 견디어야 한다는 말씀,
길가의 민들레가 행인들의 발길에 밟히면서도 굴하지 않고 일어서며 꽃을 피우듯이,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하며 보람을 찾아 성실하게 살아야한다는 것, 지혜로운 건강관리 ,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자아의 성장, 폭 넓은 전문가의 길 , 새 시대를 위한 삶의 지혜, 사랑의 근원,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 놀이와 쾌락주의, 심덕, 삶과 늙음, 멋있는 삶, 책은 12장으로 나누고 있다. 인생 전체를 다룬 지혜로운 말씀이 그야 말로 무궁 무진 하다.
김태길 교수님은 충북 중원이 고향이시다. 윤리학을 전공하신 철학가이시며 서울대학교 물리대학 학장과 한국철학회 회장님을 역임하셨고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으셨다.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지표를 주시고 2009년 5월 우리 곁을 떠나셨다.
<웃는 갈대>(1961.처녀수필집) <빛이 그리운 생각들>(1965) <검은 마음, 흰 마음>(1968) <삶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 <장관 대우> <껍데기와 알맹이> <마음의 그림자> <꽃 떨어져도 봄은 그대로> <초대> 그 외에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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