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울 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하나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 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청 ---김정수  (0) 2017.09.27
옛 시인의 목소리---윌리엄 블레이크  (0) 2017.09.27
미카엘라 --- 유한로  (0) 2017.09.25
담쟁이 ---도종환  (0) 2017.09.22
기차--- 김남조  (0) 2017.09.22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