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울 올라와 만난 친구가
이거 하나 읽어보라며 옆구리에 푹 찔러준 책.
헤어져 내려가는 고속버스 밤차 안에서
앞뒤로 뒤적뒤적 넘겨 보다 발견한,
책갈피에 끼워져 있는 구깃한 편지 봉투 하나.
그 속에 빳빳한 만 원짜리 신권 다섯 장.
문디 자슥, 지도 어렵다 안 했나!
차창밖 어둠을 말아대며
버스는 성을 내듯 사납게 내달리고,
얼비치는 뿌우연 독서등 아래
책장 글씨들 그렁그렁 눈망울에 맺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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