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홉 살 때
뒤주에서 쌀 한 됫박 꺼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내 알통 봐라"하고 웃으시며
볼록한 알통을 보여주셨는데.
지난 여름 집에 갔을 때
냉장고에서 게장 꺼내주신다고
왈칵 엎지르셔서
주방이 온통 간장으로 넘쳐흘렀다.
손목에 힘이 없다고,
이제 병신 다 됐다고,
올해로 벌써 팔십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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