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8'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5.01.28 설날 아침에 --- 김종길 by 물오리
  2. 2025.01.28 당신의 손 ---강은교 by 물오리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은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잘릴루딘 루미  (0) 2025.02.05
일찍 일어나는 새 --- 쉘 실버스타인  (0) 2025.01.29
당신의 손 ---강은교  (0) 2025.01.28
감사하는 마음--- 김현승  (0) 2025.01.21
옛 시조 --- 우탁  (0) 2025.01.11
Posted by 물오리

 

당신이 내게 손을 내미네

당신의 손은 물결처럼 가벼우네

 

당신의 손이 나를 짚어보네

흐린 구름 앉아있는

이마의 구석구석과 

안개 뭉개뭉개 흐르는

가슴의 잿빛 사슬들과 

언제나 어둠의 젖꼭지 빨아대는 

입술의 검은 온도를 

 

당신의 손은 물결처럼  가볍지만 

당신의 손은 산맥처럼 무거우네

당신의 손은 겨울처럼 차겁지만

당신의 손은 여름처럼 뜨거우네

 

당신의 손이 길을 만지니 

누워있는 길이  일어서는 길이 되네

당신이 슬픔의 살을 만지니 

머뭇대는  슬픔의 살이 기쁨의 살이 되네

아, 당신이 죽음을 만지니

천지에 일어서는 뿌리들의 뼈

 

당신이 내게 손을 내미네

물결처럼 가벼운 손을 내미네

산맥처럼 무거운 손을 내미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찍 일어나는 새 --- 쉘 실버스타인  (0) 2025.01.29
설날 아침에 --- 김종길  (0) 2025.01.28
감사하는 마음--- 김현승  (0) 2025.01.21
옛 시조 --- 우탁  (0) 2025.01.11
옛 시조 --- 이명한  (0) 2025.01.11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