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명(無明)의 백태가 벗겨지며

나를 에워싼 만유일체(萬有一體)가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노상 무심히 보았던

손가락이 열 개인 것도

이적에나 접한 듯

새삼 놀라웁고

창 밖 울타리 한 구석

새로 피는 개나리꽃도

부활의 시범을 보듯

사뭇 황홀합니다.

창창한 우주, 허막(虛漠)한 바다에

모래알보다도 작은 내가

말씀의 신령한 그 은혜로

이렇게 오물거리고 있음을

상상도 아니요, 상징도 아닌

실상(實相)으로 깨닫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 정연복  (0) 2019.12.08
시인의 재산 --- 최서림  (0) 2019.10.12
흙 노래--- 정연복  (0) 2019.09.24
들꽃 예수 --- 정연복  (0) 2019.09.18
엄마와 고향---정연복  (0) 2019.09.12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