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리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았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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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