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 봄처녀다.
새 봄이 왔다 ㆍ 봄이 오면 이 가곡을 맛있게 불렀던 지인 생각이 난다. 이 나이에도 나는 봄이 좋다. 만물이 깨어 나는 봄,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새 순이 앙증 맞고 가지마다 여린 순이 돋는다. 그리고 갖가지 봄꽃이 핀다. 이제 곧 꽃 잔치가 열릴 것이다. 엊그제 봄비가 와서 아파트 울타리에 이사 올 때 가져온 나팔꽃 씨를 땅속에 묻었다. 예쁘게 자라 울타리를 감고 돌며 화사하게 필 그림이 그려졌다.
봄이면 흔히 보는 꽃이지만 볼수록 신비하고 예쁘다 ㆍ
봄이 오면 연중 행사로 냉이와 씀바귀를 캐러 간다 ㆍ 다음 주에는 쑥을 뜯어 옆에 사는 동생이랑 쑥버무리를 맛있게 해 먹기로 했다 ㆍ 또 봄을 주신 주님께 감사 감사다.
므낫세의 현손 슬로브핫은 아들이 없고 딸 뿐이었다 ㆍ그가 죽고 그의 딸들은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앞에 나와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 하사 우리에게 기업을 주라 하셨다. 하매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그들에게 기업을 주었다 ㆍ 수 17 장 ㆍ
나는 이 말씀을 읽으며 억울해서 잠을 설쳤던 내 젊은 날이 떠 올랐다 ㆍ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그는 동창이었다. 어느날 그 약속을 깨고 심장마비로 딸 셋을 숙제로 남긴 채 떠났다 ㆍ
딸들이라도 잘 키우자 다짐을 했고 서울살이가 시작되었다ㆍ 십여 년 시간이 흘렀을 때 아버님이 남기고 간 재산을 애들 큰아버지가 독식을 하고 산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서 위조로 다 바뀌어 있는 것을 한참 후에 알게 되었을 때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ㆍ참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ㆍ
이천 년 전, 하나님아버지께선 일찍이 딸들도 아버지 기업을 물려받을 수 있게 해 주셨는데, 인간의 욕심을 보는 순간이었다.
40여 년 흐른 후, 큰애는 말한다. ㆍ엄마는 바보처럼 살았네요 ㆍ 그래 그랬지 . 그런데 그럴만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ㆍ 첫째 그는 너네 아빠 형이고 ㆍ 둘째로는 나보다 지독한 성격이라서 , 나는 그런 사람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ㆍ 뿐만 아니라 ㆍ 집 걱정 말고 살라 하셨던 아버님도, 옆에서 듣고 계셨던 어머님도 한마디 말씀도 없이 가셨다 ㆍ 딸만 두었다는 이유로 ㆍㆍㆍ
하나님 자녀가 된지 팔 년, 내 사랑하는 자들아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ㆍ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이 말씀을 읽으며 비로소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
그러나 사랑이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또 하나의 말씀은 네 원수가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였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맘속으로 아뢰었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