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어머니 속옷 챙기러 친정에 갔는데
집 비운 사이
산고양이 내려와 몸 풀었던지
마루 귀퉁이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
곰실거리고 있다
곤한 해산을 지켰던 것일까
마루 앞까지 다가와 까치발 세운 건 강아지풀
던져 둔 땔감나무에 돋아난 버섯과
펌프우물가의 푸른 이끼며
삭아 내리는 것만 같은 삶 어디에
생명의 씨톨 깃들었던 것일까
처마 아래 삼줄 드리운 빗소리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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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주었다.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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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의 젊은 날
헐벗고 굶주리던 때의
가난한 사랑 이야기
드문드문 듣고 나서
너무 재미없어
시큰둥한 아들딸에게
멋쩍은 한 마디
그때는 장미가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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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기도--- 윤보영 (0) | 2017.07.10 |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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