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시는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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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한 어머니 속옷 챙기러 친정에 갔는데

집 비운 사이

산고양이 내려와 몸 풀었던지

마루 귀퉁이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

곰실거리고 있다

곤한 해산을 지켰던 것일까

마루 앞까지 다가와 까치발 세운 건 강아지풀

던져 둔 땔감나무에 돋아난 버섯과

펌프우물가의 푸른 이끼며

삭아 내리는 것만 같은 삶 어디에

생명의 씨톨 깃들었던 것일까

처마 아래 삼줄 드리운 빗소리

눈물이 난다

Posted by 물오리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주었다.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Posted by 물오리

 

아버지 어머니의 젊은 날
헐벗고 굶주리던 때의
가난한 사랑 이야기
드문드문 듣고 나서

너무 재미없어

시큰둥한 아들딸에게
멋쩍은 한 마디
그때는 장미가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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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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