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자는 명철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기만 기뻐하느니라

잠언  18장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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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이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Posted by 물오리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 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가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 엿을 녹여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 하겠소

 

 

Posted by 물오리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살아 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 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 인가

 

Posted by 물오리

 

당신 생각에 잠이 듭니다.

창밖에 먼 별을 두고 밤마다 당신생각에 고요한  잠이듭니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쓰러지는 잠이지오만

먼 별아래 밤마다 생각을 두고  당신생각에

고마운 잠이 듭니다.

바다 물결은 이제 사그러지고 빈 바닷가 바람이 자는 자리

피곤한 생각이 고운 당신생각에 고운 잠이 듭니다.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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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