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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9.07.30 하늘---정연복 by 물오리
  9. 2019.07.27 팔월---이외수 by 물오리
  10. 2019.07.24 팔월의 시 ---오세영 by 물오리

9월---이외수

시 산책[Poem] 2019. 8. 22. 10:14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 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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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의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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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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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치는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그림같이 아름다운
한 쌍의 연인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백사장에 이름을 새긴다.

하트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쓰인

두개의 이름이
밝은 햇살 아래 빛나는데

밀려오는 파도에
사랑의 맹세

휩쓸려 지워지고
흰 거품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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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어리진 한은

진흙속
뿌리에 묻어두고
함박 터진 자태

어화둥실
염화시중의 미소
인고의 세월
환희로 피웠나

참고 피운 기품
물안개에
햇살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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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삼촌처럼 곁에 있다

​나의 이야길 잘 들어 주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엄살은 무슨? 복에 겨운 투정이야"

하고 못 들은 척한다

​어느 날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부탁하면

금방 구해줄 것처럼 다정하게

"그래 알았어" 하다가도​

"너무 욕심이 많군!" 하고

​꼭 한 마디 해서

나를 무안하게 한다

​바다는 나에게

삼촌처럼 정겹고 든든한

​푸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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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외수  (0) 2019.07.27
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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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몰려오는 강 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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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팔월의 하늘은 쪽빛바다

한눈에 담지못 할 넓디넓은 대양

삼십몇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라도

저 푸른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가뿐히 잊을수있으리

흰솜사탕 구름한조각 한입 깨물어 먹으면

한세상 살아가며 켜켜이 쌓인

몹쓸 사랑의 허기도 사르르 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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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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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해도
나는 아직 바람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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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콩잎 --- 고진하  (0) 2019.07.02
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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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인데

팔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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