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40건

  1. 2019.08.08 쓸쓸한 여름 --- 나태주 by 물오리
  2. 2019.08.06 바닷가에서 --- 정연복 by 물오리
  3. 2019.08.02 수련꽃---김 태수 by 물오리
  4. 2019.08.02 바다는 나에게 ---이해인 by 물오리
  5. 2019.07.31 구절초---김용택 by 물오리
  6. 2019.07.30 하늘---정연복 by 물오리
  7. 2019.07.27 팔월---이외수 by 물오리
  8. 2019.07.24 팔월의 시 ---오세영 by 물오리
  9. 2019.07.06 기적---유안진 by 물오리
  10. 2019.07.02 푸른 콩잎 --- 고진하 by 물오리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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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파도가 치는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그림같이 아름다운
한 쌍의 연인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백사장에 이름을 새긴다.

하트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쓰인

두개의 이름이
밝은 햇살 아래 빛나는데

밀려오는 파도에
사랑의 맹세

휩쓸려 지워지고
흰 거품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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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응어리진 한은

진흙속
뿌리에 묻어두고
함박 터진 자태

어화둥실
염화시중의 미소
인고의 세월
환희로 피웠나

참고 피운 기품
물안개에
햇살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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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바다는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삼촌처럼 곁에 있다

나의 이야길 잘 들어 주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엄살은 무슨? 복에 겨운 투정이야"

하고 못 들은 척한다

어느 날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부탁하면

금방 구해줄 것처럼 다정하게

"그래 알았어" 하다가도

"너무 욕심이 많군!" 하고

​꼭 마디 해서

나를 무안하게 한다

바다는 나에게

삼촌처럼 정겹고 든든한

​푸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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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외수  (0) 2019.07.27
Posted by 물오리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몰려오는 강 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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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시 ---오세영  (0) 2019.07.24
Posted by 물오리

 

오늘 팔월의 하늘은 쪽빛바다

한눈에 담지못 할 넓디넓은 대양

삼십몇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라도

저 푸른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가뿐히 잊을수있으리

흰솜사탕 구름한조각 한입 깨물어 먹으면

한세상 살아가며 켜켜이 쌓인

몹쓸 사랑의 허기도 사르르 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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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유안진  (0) 2019.07.06
Posted by 물오리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해도
나는 아직 바람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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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콩잎 --- 고진하  (0) 2019.07.02
Posted by 물오리

 

팔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인데

팔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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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이해인  (0) 2019.06.28
Posted by 물오리

 

진실은 없었다

모든 게 진실이었으니까

좋음만도 아니었다 아름다움만도 아니었다 깨끗함만은 더욱 아니었다

아닌 것이 더 많아 알맞게 섞어지고 잘도 발효되어

향기는 높고 감칠맛도 제대로인 피와 살도 되었더라

친구여 연인이여

달고 쓰고 맵고 짜고 시고도 떫고 아린

우정도 사랑도 인생이라는 불모의 땅에 태어나준

꽃이여

서로의 축복이여

기적은 없었다 살아온 모두가 기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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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이해인  (0) 2019.06.28
수채화 ---손월향  (0) 2019.06.19
Posted by 물오리

 

지루한 장마 끝
된장독에 들끓는 구더기떼를 어쩌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아내는
강 건너 사는 노파에게 들었다며
담장에 올린
푸른 강낭콩 잎을 따다
장독 속에 가지런히 깔아 덮었다

사흘쯤 지났을까
장독 뚜껑을 열어젖힌 아내의 눈빛을 따라
장독 속을 들여다보니
평평하게 깔린 콩잎 위엔
무수히 꼬물거리던 구더기떼가 기어올라와
마른 콩깍지처럼 몸을 구부려
뻗어 있었다

오랫동안 곪은 종기를 말끔히 도려낸 듯
개운한 낯빛으로
죽은 구더기떼와 함께 콩잎을 걷어내는
아내에게
불쑥, 나는 묻고 싶었다

온통 곰팡이 꽃핀
눅눅한 내 마음 한 구석
들끓는 욕망의 구더기를 걷어내는 데도
푸른 콩잎이 '可'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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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손월향  (0) 2019.06.19
눈물 ---김현승  (0)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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