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팽팽한 7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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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팽팽한 7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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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노래
귓가에 들려 온다
돌아 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 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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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저런 시퍼런 젊음이 있었던가
풀잎에 물든 세상
떠들썩한 세상이 온통 초록빛이다
흥건하게 번져오는 녹음이
산을 넘다가 풍덩 강에 빠진다
푸르게 물든 강물
푸르게 물든 강물이
또르르 아카시아 향기를 말아쥐고
끝없이 길을 연다
눈끝으로 코끝으로
혀끝으로 푸른혈맥이 뛰며
펄펄살아 숨쉬는 6월 속으로
나도 따라 흐른다
| 빨래 ---윤동주 (0) | 2020.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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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돈에 목말라하고
어떤 이는 사랑에 목말라하고
어떤 이는 권력에 목말라하고
그렇게 목말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처럼 저녁은 시원한 바람을
강물처럼 풀어 놓는다
지금처럼 저녁은 목말라하는 자들을 잠재운다
어찌어찌 숨어 있는 야생화처럼
영혼이 맑은 삶들만 깨어 있어
갈매빛 밤하는 별을
무슨 상처처럼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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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때때로 옆에 와
서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산에 들에 하이얀 무찔레꽃
울타리에 넝쿨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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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창문 너머로
매일 보는 초록 이파리들
밑도 끝도 없이
날로 빛깔이 짙어간다
남들이 눈치 못 채게
조금 조금 달라지는 데도
어느 틈에 눈부신
진 초록에 닿아 있다
나의 삶
나의 가슴도
저 싱싱한 생명의
빛으로 물들여야 겠다
| 저녁은 - --허형만 (0) | 2020.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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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 였을지도 모르는데. . .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 .
반 벙어리처럼
귀 머거리처럼
보내지 않았는가
우두커니 처럼 . . .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 . .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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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사랑으로
빨갛게 피어나는 장미꽃
가시의 상처 속에서도
긴장을 풀지 않고 피어나기에 아름답다
가슴이 쿵쿵 뛰도록
붉은 장미꽃 사랑 노래가 들려와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널 사랑하고 싶다
사랑의 미열이 마취라도 된 듯
들뜬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가장 또렷하고 붉게 피어나는 장미꽃을 보며
아무런 꾸밈없이 하얀 백지처럼 웃고 싶다
오월 장미꽃은 붉게 피어나는데
내 눈에 눈물이 도는 것은
내 사랑에 감동되어
내 목숨을 다 매달고 살아도 좋을 듯 싶다
감출 수 없는 사랑의 흔적들이
장미꽃으로 피어나는 오월
내 몫의 슬픔이라 생각하며 슬퍼만 하던
아픔의 날들도 다 잊어버리고
진한 사랑의 끈적끈적한 그리움이 붙들려
내 마음이 수리 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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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름없는 땅에
이렇게 피어 있는 것은
이곳이 나의 땅인 까닭입니다
내가 이렇게 홀로 피어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이 세상 모든 꽃들도 제 홀로는
다 그렇게 있는 까닭입니다
풀과 꽃들이 모두 그렇게 있을 곳에 있듯이
당신과 나도 그렇게 있는 것입니다
날이 저물고 나의 시절도 다하여
조용히 내 몸 시들고 있어도
서럽지 않은 것은
당신도 그렇게 피었다
말없이 당신의 길을 간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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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찬바람에
온몸 잔뜩 움츠리고서
손꼽아 기다렸던
밝고 따스한 계절
지금 바로 눈앞에 있어
좋다 참 좋다.
한 꽃이 지면
또 한 꽃이 피어나고
꽃이 떠나간 자리마다
무성한 초록 이파리
싱그러운 바람결에 기뻐
춤추며 날로 짙푸르다.
머잖아 새빨간
장미까지 피어나면
내 가슴에도
그 불꽃 옮겨붙어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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