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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8.12.23 성탄절의 기도---진장춘 by 물오리
  3. 2018.12.23 놀고 있는 볕이 아깝다 ---정진규 by 물오리
  4. 2018.12.23 메리 크리스마스 --- 박목월 by 물오리
  5. 2018.12.21 눈부신 그늘---윤성학 by 물오리
  6. 2018.12.20 섣달 금음이 가지전에--- 허영자 by 물오리
  7. 2018.12.20 크리스마스와 우리집---김현승 by 물오리
  8. 2018.12.14 한세상 사는 것 ---이외수 by 물오리
  9. 2018.12.12 눈 오는 날--김용택 by 물오리
  10. 2018.12.12 성탄절 --- 김남조 by 물오리

기도---정채봉

시 산책[Poem] 2018. 12. 24. 10:22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Posted by 물오리


주여 지난 날 헛되이 보낸 성탄절을 용서하시고
올해는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게 하소서.
왕궁이 아닌 누추한 말구유에 임하신 까닭을 알게 하소서.
가난한 목동의 인사를 먼저 받으신 의미를 깨닫게 하소서.

인류의 죄를 십자가로 보속하기 위해
가장 낮고 누추한 곳으로 오신 예수님
영광이 아닌 가난과 고통을 받으러 오신 예수님
저도 당신과 함께 낮은 곳으로 임하게 하소서.

헛된 욕망을 비우고
가난한 마음이 되어
아기 예수님 모실
정결한 말구유 하나 마련하게 하소서.
비움과 나눔과 겸허한 마음으로
기쁘게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게 하소서.
어려운 이웃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하소서.

오소서 아기 예수님!
내 마음에 오소서.
간절히 비오니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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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을 아시는가
이것은 나락도 거두어 갈무리하고 고추도 말려서 장에 내고
참깨도 털고 겨우 한가해지기 시작하던 늦가을 어느날
농사꾼 아우가 한 말이다 어디 버릴 것이 있겠는가 열매 살려내는 햇볕,
그걸 버린다는 말씀이 당키나 한가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은 끊임없이 무언갈 자꾸 살려내고 싶다는 말이다
모든 게 다 쓸모가 있다 버릴 것이 없다

아 그러나 나는 버린다는 말씀을 비워낸다는 말씀을
겁도 없이 지껄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욕심 버려야 보이지 않던 것
비로소 보인다고 안개 걷힌다고 지껄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아니다 욕심도 쓸모가 있다

햇볕이 아깝다는 마음으로 보면 쓸모가 있다
세상엔 지금 햇볕이 지천으로 놀고 있다
햇볕이 아깝다는 뜻을 아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다
사람아 사람아 젖어있는 사람들아
그대들을 햇볕에 내어 말려 쓰거라 끊임없이 살려내거라
놀고 있는 햇볕이 스스로 제가 아깝다 아깝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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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ㅡ 메리 크리스마스
ㅡ 메리 크리스마스

Posted by 물오리

 


나의 밝음으로  그대를 불러보네
그 빛에 이끌려  내게 온다고 믿었네
어부림(漁付林), 숲이 우거지면 수면에 그늘이 드리우고
그곳에 모이는 먹이를 쫒아 어족이 온다
그대, 나의 그늘을 보시고도
기꺼이 내게 오셨다는걸
난 왜 여태 모르는지

Posted by 물오리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묵은 편지의 답장을 쓰고
빚진 이자까지 갚음을 해야 하리

아무리 돌아보아도 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진 못하였으니

이른 아침 마당을 쓸 듯이
아픈 싸리비 자욱을 남겨야 하리

주름이 잡히는 세월의 이마
그 늙은 슬픔 위에

간호사의 소복 같은 흰눈은 내려라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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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동청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 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집.

은접시와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 집.
모여 웃는 우리 집.

소와 말과
그처럼 착하고 둔한 이웃들과
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
베들레헴 어는 곳에서,
우리 집과 같이 가난한
마음과 마음의 따스한 꼴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
예수님은 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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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그대여
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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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논과 밭과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더는 소용없다 돌아설 수 없는 삶이
길 없이 내 앞에 가만히 놓인다
저녁 하늘 가득 오는 눈이여
가만히 눈발을 헤치고 들여다보면
이 세상에 보이지 않은 것 하나 없다

다만
하늘에서 살다가 이 세상에 온 눈들이 두 눈을 감으며
조심조심 하얀 발을 이 세상 어두운 지붕 위에
내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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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기뻐하라 주의 강림이시다

머리 위엔 만국기 만국의 왕께서 오셨으니
어리신 구세주를 황공히 안아 보리라

겨울 하상에도 은총의 목화밭 돋아나고
못 믿을지언정 이젠 우리 춥지 않으리
절망하지 않으리

거룩한 복음서는
광야의 바람 내음이 묻은채
뜨거운 사신을 펼쳐지고

사람 하나에게마다
성령이 거하실 집을 두시니
기뻐하고 또 기뻐하라

오늘 오시고 영영 떠나지 않으실
구세주 강림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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