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Book&Movie]'에 해당되는 글 48건

  1. 2017.06.13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 다 ---류시화 by 물오리
  2. 2017.05.23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by 물오리
  3. 2017.05.06 사랑 외전---이외수 by 물오리
  4. 2017.04.24 삶이란 무엇인가--- 우송 김태길 by 물오리
  5. 2017.04.17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by 물오리
  6. 2017.04.08 산에는 꽃이피네 --- 법정스님-- 류시화엮음 by 물오리
  7. 2017.03.27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대화법---윤치영 by 물오리
  8. 2017.03.16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by 물오리
  9. 2017.03.05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 한승원 by 물오리
  10. 2017.02.27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손미나 by 물오리

 

 

 

   젊었을 때 나는 삶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었다. 진리와 깨달음에 대해, 행복에 대해, 인생의 의미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그 질문들에 삶이 평생 동안 답을 해 주고 있다. 그때는 몰랐었다.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스승을 찾아 나라를 여행하고 책들을 읽었으나, 내게 깨달음을 선물한 것은 삶 그 자체였다. 이 불확실한 시대에 내 글이 위로나 힘이 되진 않겠지만 , 나는 다만 길 위에서 당신과 함께 인생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 내가 묻고 삶이 대답하다 - 저자의 서문이다.

 

   자유로운 새가 있었다. 하늘을 날고 열매를 따먹고 맑은 목청을 자랑했다. 그런데 그 새에게는 한 가지 습관이 있었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작은 돌 하나씩을 모았다. 그 돌들을 보며 즐거운 일들이 떠오르면 웃고 슬픈 일이 기억나면 울었다. 마침내 돌들이 무거워져 그새는 날수 없고 소중한 돌들을 지키다가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숨졌다는 이야기다. 쓸모없는 돌맹이들만이 남았단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뒤돌아보는 새는 죽은 새다. 모든 과거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날개에 매단 돌과 같아서 지금 이순간의 여행을 방해한단다.

 

  배우 김혜자씨와 함께 네팔을 갔을 때의 일이다. 카트만두 외곽지의 유적지에 갔다가 길에 장신구들을 펼쳐 놓고 파는 여인을 보았다. 그런데 김혜자가 걸음을 멈추더니 그녀의 옆으로 가서 앉는 것이었다. 그제야 보니 그 여인은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다. 놀라운 일은 김혜자 역시 그녀 옆에 앉아 울기 시작했단다. 말도 없이 여인의 손을 잡고 울고 있더란다. 신분도 다른 두 여인이 이유도 묻지 않은 채 쪼그리고 앉아 울었다.

 

   공감의 눈물, 연민의 눈물이었다.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여인을 발견한 것도 놀라웠지만, 언어도 통하지 않는 타인의 슬픔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감 능력, 우는 사람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마음이 김혜자를 진정성 있는 배우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단다. 네팔여인은 옆에 앉은 김혜자를 보며 웃음 섞인 울음으로 바뀌었으며, 이내 밝은 미소로 번졌다. 공감이 가진 치유의 힘이었고 헤어지면서 김혜자는 팔찌하나를 고른 후 그 노점상여인의 손에 300달러를 쥐어주었다. 그 여인에게는 거금이었다. 여인은 놀라서 자기 손에 들린 돈과 김혜자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런 큰돈을 왜 주었느냐고 묻자

“ 누구나 한 번쯤은 횡재를 하고 싶지 않겠어요? 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들잖아요.” 그녀의 답이었다는 이야기.

 

   여행은 얼마나 ‘좋은 곳’을 갔는가가 아니라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얼마나 자주 그 장소에 가슴을 갖다 대었는가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하며, 그것에는 시간이 걸린단다. 세상의 모든 장소들은 사리와 숄로 얼굴을 가린 여인과 같고, 세상에는 시간을 쏟아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이야기 한다. 장소뿐만 아니라 삶도 쉽게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 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면 삶 역시 우리에게 사랑을 돌려준다. 사랑하면 비로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단다.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독일의 사상가 마르틴부버는 말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길과 무너뜨린 과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길을 가는 사람’ 이다. 죽는 날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삶이다. 따라서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길에 기쁨과 설렘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과 자신의 다름을 담담히 받아드릴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길을 들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야만 한단다.

 

  찻잔속의 파리,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누군가의 마지막을 미소 짓게, 나는 누구인가, 혼자 걷는 길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아름다움이란 무었인가, 마지막으로 춤 춘 것이 언제인가 , 잘못 베낀 삶, 죽음 앞에서, 상처주고 상처받기, 오늘 감동한 일이 있었는가, 어둠속에서 눈은 보기 시작한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인생을 놀이처럼, 네가 걸어온 길이 너의 삶이 될지니, 글 한 편 한 편, 생각하며 읽게 한다.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류시화의 특유의 울림과 시선을 담은 신작 산문집, 자기 탐구를 거쳐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묶었다.  <마음이 담긴 길> <화가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혼자 걷는 길은 없다>  <마음은 이야기 꾼> 등 여러 글들은 페이스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 삶으로 다시 떠 오르기> 등, 다수가 있다. 

Posted by 물오리

 

   나는 비교적 많은 글을 썼다.

1960~1970년의 저서들은 젊은 층의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폭 넒은 반응을 차지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장년기와 노년기를 맞고 보내며 인생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더 늦기 전에 스스로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과제들을 모아 정리해보기로 했다.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지혜를 추구해보고 싶었다.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들도 외면할 수가 없었다. 늙어서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후배와 후손들에게 존경받아야할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

-서두에 쓰신 글이다-

 

   40세까지 가난하게 살았고 대학을 다닐 때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해방이 되고 무일푼으로 탈북을 했으며, 6.25전쟁으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으며 정전(停戰)이 되고 서울로 오셨단다. 대학교수의 직책을 맡고 겨우 안정을 되찾게 되었을 때 부양가족이 8명, 셋방살이 고생도 하셨고 기초생활의 어려움도 겪으셨단다. 돈이 필요하고 가난을 극복해야 했고 그렇게 20년, 그러나 80이 되었을 때, 일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때의 답은 ‘일은 이웃과 사회를 위한 봉사’ 라는 것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돈을 써가면서라도 해야 하는 것, 세상에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어 나도 그 가운데 한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오래 사는 것이 바람직스러운가.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나 자신이 행복하게, 그리고 이웃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장수보다는 좀 더 오래 많은 일로 봉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이 장수의 가치와 의미가 될 것이고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온단다.

 

  93세 가을 잠에서 깨어 메모하신 글이다 ‘나에게는 두별이 있었다. 진리를 향하는 그리움과 겨레를 위하는 마음이었다. 그 짐은 무거웠으나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실연을 해도 사랑을 해 보는 것이 귀하다. 인간적 성장이 더 귀하기 때문이며 자녀를 위한 부모의 희생만큼 고귀한 사랑은 없다고 하셨다. 먼저 위해주는 것이 사랑이며, 외모보다는 감정이 아름다운 여자는 생활자체가 아름답고 가족과 주변사람에게도 아름다운 행복을 더해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감정이 아름다운 여자는 나이와 상관없이 늙어서도 여성미를 유지 한단다. 결혼은 연애의 종말이 아니고 더 높은 사랑의 출발이며 아내의 어떤 면을 키워주고 어떻게 위하는 마음을 가질까, 아내로 하여금 아름다운 감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 하신다. 아름다운 감정은 어디서 오는 가 타고난 성품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아름다운 감정을 유지하고 키워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며 그런 생각을 포기한 사람과는 세월이 흐르고 나면 현격한 차이를 가져 온다고 하셨다.

 

   종교적 신앙을 갖는 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예수의 교훈이 내 인생의 진리가 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믿고 따르는 동안에 어떤 은총의 체험을 통해 확고한 생의 신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은총의 체험이란 과학적 개념은 아니다. 윤리적 규범과 합치되면서도 초월하는 것이다. 인간적 삶은 정신적 질서가 있어 삶의 역사와 사회적 가치가 성립 된다. 원리적 규범도 있고 선의의 가치도 있다. 평화를 위한 의무도 있고 불의를 억제하는 권리와 의무도 있다. 이러한 정신적 가치와 질서가 무너진다면 인간들의 삶은 그 의미를 상실 하게 된다.

  

   신앙인들은 그 정신적 가치와 질서 속에 어떤 은총의 가치와 질서를 체험하는 때가 있다. 성경에는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인간적 자유에 의한 것도 아니고 자연이나 정신적 질서를 넘어선 어떤 부르심을 받는 다든지, 택함을 받았다는 의미다.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 구원을 받고 “영원과 하느님의 사랑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진정한 종교적 선택과 결단은 그런 것이라 하신다.

 

   정신적 성장과 인간의 성숙은 노력만 한다면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단다. 80세가 되면 노년기라고 하셨으며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 그러나 97세에도 글을 쓰고 계신다.  성공하면 행복할까, 사랑이 있는 고생이 기쁨이었네,오래 살면 좋을까,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황혼기 이혼에 관하여, 무엇이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가, 뜻대로 안 되는 자녀교육, 내 친구 안병욱, 마지막 선택권은 누구에게나 있다. 자서전을 쓴다면,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현대인들에게도 종교는 필요한가, 젊어서는 용기 늙어서는 지혜, 취미 생활의 즐거움, 늙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노년기에는 존경스러운 모범을, 누구 곁으로 가야 하는 가 책은 5부로 나누었다.  마음에 새기고 간직해야 할 말씀이 가득하다.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셨다. 일본 조치대학교를 졸업, 연세대학교에서 30년 후학을 길렀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교수 엮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예수‘ ’영원과 사랑의 대화‘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하셨다.

 

Posted by 물오리

 

 

   운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지만, 숙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운명은 인간의 소관이지만, 숙명은 하늘의 소관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그대에게 축복이 가득하기를 - 서두 글 -

 

   사랑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며, 아플 때 떠오르는 사람이 진정 그리운 사람이란다.

인생은 먼 길을 가는 것, 그래서 동행이 필요한데 목적지가 다르거나 가치관이 다르면 박터지게 싸우기도 한단다.

  

   사랑하는 사람의 문자 한 줄로도 밤이 낯보다 환해질 수가 있고 사랑이 밥 먹여 주느냐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한마디 대답은 사랑은 밥도 초월 합니다. 어떤 분이 화천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갈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 했고, 그대 가슴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온 세상이 꽃이 핀다 해도 아직 진정한 봄은 아니라고 했다.

 

   그대가 걷는 인생길은, 때로 꽃잎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빗물에 젖어 있기도 하고, 때로 낙엽에 덮여있기도 하고, 때로 눈에 덮여있기도 합니다. 유심히 보면 같은 길은 없지요. 다만 그대의 시선만 새롭지 않을 뿐, 길은 언제나 새롭단다.

 

   그대가 여자일 경우에 명심하란다. 사랑은 반드시 백마 탄 왕자와 함께 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말을 부리는 마부와 함께 오기도 한답니다. 외모가 출중하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간혹 외모만 출중하고 속이 시커먼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써 먹는 속담은 빛 좋은 개살구.

 

   솔로 여러분 오늘도 즐겁게 보내고 계시는 지요. 기죽을 필요 하나 없습니다. 반드시 이성에 대한 사랑만이 사랑은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우주만물을 통째로 사랑해 버립시다. 올레!

   미혼 남녀의 사랑을 위한 힌트는 여자는 자기를 예뻐 해주는 남자에게 목숨을 바치고 남자는 자기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여자에게 목숨을 바친다.

 

   사람마다 가슴속에 씨앗 하나를 심어두고 간절히 싹트기를 기다리는 희망의 낱말이 하나쯤 간직되어 있겠지요. 저는 오랫동안 ‘명작’이라는 낱말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그대는 어떤 낱말을 간직하고 살아가시는 지요. 이따끔 거울을 보면서, 힘을 내, 반드시 성공할거야 라고 격려해주십시오. 삭막하고 외로운 세상, 자뻑은 스스로 만들어 복용하는 자양강장제의 일종 이란다.

 

   < 육신의 양식인 밥은 먹으면서 정신의 양식인 책은 안 읽는 분들이 많습니다. 밥은 안 먹으면 죽습니다. 그러나 책을 안 읽는 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혼이 죽은 채로 살아갈 뿐이지요.>

 

    한 땅에서 한 인연을 기다리며, 가는 사랑이 있는데 오는 사랑이 없으랴, 똥 싼 놈은 도망가고 방귀 뀐 놈만 붙잡히는 세상, 그중에 제일은 그대니라, 대한민국에서는 방부제도 썩는다, 도덕에 어찌 옛것과 새것이 있으랴, 그대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 다, 버티기의 기술, 그대 현재는 미약하였으나 그대 미래는 창대하리라, 삶과 사랑, 작가의 사랑법이 우리들의 감성을 깨워준다. 책은 10부로 나누어 있다.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 광인 같은 기인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 표지 글이다. -

Posted by 물오리

 

‘인생론’ 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틀이 잡힌 책한 권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40여 년의 긴 세월에 걸쳐서 비교적 많은 글을 쓴 편이고, 그 대부분이 삶의 문제를 이모저모에서 살펴본 기록이었으니, 이제 새삼스럽게 ‘인생론’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 걸고 쓸만한 말이 있겠느냐는 의문은, 저 욕심에 눌려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마 내 마음의 세계와 필력(筆力)을 과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계간지 <철학과 현실>에 연재하기로 하고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봄부터였다.

개인의 생애는 출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장년기를 거쳐서 노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붓을 들기 시작했다.

-머리말에 쓰신 글이다 -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사실을 비관하는 것은 부유한집에 태어난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빈약한 체격을 불평하는 것은 건장한 체격과 비교하기 때문이요, 두뇌가 나쁘다고 불평하는 것은 머리가 좋은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광막한 우주에는 수없는 별들이 돌고 있으며 그 가운데 지구는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별이다. 우리는 이 쾌적한 지구에 살고 있으며,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인간으로서 살고 있다. 우리의 처지에 불만을 품는 다면, 조물주는 우리를 생각이 좁은 배은망덕의 무리로서 괘씸하게 생각할 것이다.

현대에는 부모의 빈부가 가문을 대신하여 벽을 쌓고 있다. 이 빈부의 벽도 결코 만만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옛날의 가문의 벽과 같이 절대로 넘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은 아니다. 꾸준한 노력으로 역경을 이겨냄으로써 입지적인 인물이 된 사람의 생애는 귀하다고 보아야한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기르는 일이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많은 과정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문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다름 아닌 덕성(德性)이다. 덕성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으로 얻어지는 사회생활의 능력이다.

나의 인생은 나 스스로 설계해야한다는 말씀, 기나긴 삶의 과정 속에서, 더러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의 변화가 생겨서 도중에 부분 적으로 설계를 변경해야할 경우도 생기지만, 어쨌든 내 삶은 내가 설계하고 내가 살아야 한다는 말씀, 그리고 자신의 소질과 개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를 살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산다는 것은 힘들고 괴로운 일, 때로는 흥겨운 일도 생기고 영광스러운 축복이 파묻히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어려움과 싸워야하고 외로움을 견디어야 한다는 말씀,

길가의 민들레가 행인들의 발길에 밟히면서도 굴하지 않고 일어서며 꽃을 피우듯이,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하며 보람을 찾아 성실하게 살아야한다는 것, 지혜로운 건강관리 ,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자아의 성장, 폭 넓은 전문가의 길 , 새 시대를 위한 삶의 지혜, 사랑의 근원,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 놀이와 쾌락주의, 심덕, 삶과 늙음, 멋있는 삶, 책은 12장으로 나누고 있다. 인생 전체를 다룬 지혜로운 말씀이 그야 말로 무궁 무진 하다.

김태길 교수님은 충북 중원이 고향이시다. 윤리학을 전공하신 철학가이시며 서울대학교 물리대학 학장과 한국철학회 회장님을 역임하셨고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으셨다.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지표를 주시고 2009년 5월 우리 곁을 떠나셨다.

<웃는 갈대>(1961.처녀수필집) <빛이 그리운 생각들>(1965) <검은 마음, 흰 마음>(1968) <삶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 <장관 대우> <껍데기와 알맹이> <마음의 그림자> <꽃 떨어져도 봄은 그대로> <초대> 그 외에 다수가 있다.

Posted by 물오리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 길 위에서 망고처럼 익어 갔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매 순간 춤추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준 생의 방식이었다. 바람을 춤추라, 온 존재로 매 순간을 느끼며 생을 춤추라. 자신이 내 딛는 발걸음마다 춤을 추며 신에게로 가라.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여행의 길 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그것은 하찮은 자기 연민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나는 인도에 갔다, 머릿속이 불났기에- 류시화

표 없이 기차를 탄 수행자와 검표원의 실랑이 속에서, 사두의 목소리에 담긴 평화로움과 진실성에 검표원은 내면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 검표원은 영적인 스승에게 무릎을 굽혀 인사하는 이야기, 친구의 여동생 결혼식에서 시 낭송을 해준 이야기, ‘올드 시타람’ 오래된 여인숙에서 만난 쥐는 가방 속에 있는 물건을 모두 망가뜨려 놓았다 . 주인 에게 따지자 “ 한 가지가 불만족스러우면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운 법이요. 당신이 어느 것 한 가지에 만족한다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것이요.”앞니가 두 개가 빠진 노인이지만 입심 하나만은 당해 낼 재간이 없었었다는 이야기,

영적스승 구르지를 만났는데 그가 하는 말은 “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야. 서로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하고 태어나는 것이지, 모든 사람들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지.”그루지의 축복을 받은 뒤 다시 길을 떠난 이야기, 돈을 내면서 듣는 노인의 이야기 속에서 재미없다고 소리 지르며 자기 삶속에서 소리 지르고 산 것을 알게 된 이야기, 인도여행을 하면서 그들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해마다 인도와 네팔, 티벳 등지를 여행하는 류시화는 독특하고 특별한 시인이다. < 지구별 여행자>는 그가 15년에 걸쳐 인도 대륙을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의 기록이다 그의 글속에는 깊은 사색과 문학성, 마음을 사로 잡는 감동과 울림, 그리고 진정한 여행자로서의 자유로운 정신이 담겨있다. 표지 뒷글이다.

<이 없이 태어나서 이가 다 빠지면 죽는다. 그 사이에 진리를 깨달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빨만 마주치다 간다.>  인도격언

 

Posted by 물오리

 

    여기에 모은 이 글들은 지난 여러 해 동안 스님이 법문하시고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가려 뽑은 것이다. 명동 성당 축성 백주년 기념으로 강연하신 것도 있고, ‘맑고 향기롭게’회원들과 길상회 모임을 대상으로 법문하신 것도 포함되어있다. - 이글을 엮은이의 말이다.-

   자연이든 사람이든 세상이든 다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란다. 진정한 마음의 인간으로서 맑고 투명하다면 그 그림자인 세상도 투명해진다고 했다. 세상에서 온갖 사건, 사고와 비리들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향기롭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란다.

   현대문명의 해독제는 자연 밖에 없다. 인간이 마지막으로 기댈 데가 자연이란다. 자연은 인간 존재와 격리된 별개의 세계가 아니다. 크게 보면 우주자체가 커다란 생명체이며 자연은 생명체의 본질이란다.

‘사람은 어떤 묵은데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살아있는 꽃이라면 어제 핀 꽃하고 오늘 핀 꽃은 다르다. 새로운 향기와 새로운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자기가 살던 집을 훌적 나오라는 소리가 아니라 낡은 생각에서 낡은 생활 습관에서 떨치고 나오라는 것이다. 세상 흐름대로 따르다보면 자기 빛깔도 없어지고 자기 삶도 없어진다. 생명은 늘 새롭다. 생명은 흐르는 강물처럼 새롭다. 둘레에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라도 늘 흐르는 쪽으로 살아야 한다.

   마음이 충만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과 간소함속에서 생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삶을 살줄 아는 것이다. 그것은 모자람이 아니고 충만 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나름의 꽃씨를 지니고 있는데,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 꽃을 피워낼 수가 없고, 하나의 씨앗이 움트기 위해선 흙속에 묻혀서 참고 견디어 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 - 법문 중에 하신말씀이다. -

    홀로 있는 시간, 소유의 비좁은 골방, 가난한 삶, 지혜로운 삶의 선택, 행복의 조건, 자기 안을 들여다 보라, 진정한 인간의 길, 수도자가 사는 집, 적게 가져야 더 많이 얻는 다, 떠남을 위하여, 영원한 자유를 찾아서, 책은 11부로 나누어 있다. 우리 삶속에서 생각해 봐야 할 지혜의 말씀이 가득하다.

Posted by 물오리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만 번 이상 반복하면 당신은 그런 사람이 되어간다.” 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말을 하면 그 말이 뇌를 지배하고 그 생각은 결국 생각을 결정하게 한다. 우리 속담처럼 말이 씨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화술 전문가로서 항상 언어의 위력을 실감한다. 우리는 언어만으로도 정신적 건강은 물론, 육체적으로 막혀있는 곳까지 뚫어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  책의 서두이다-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평소에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말을 관찰하는 것이 좋단다. 혹시 부정적인 표현들이 많다면 그것을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언어 습관이 바뀌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그것은 마침내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온단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도 힘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 가지 있는데 그것은 잃어버린 기회, 시위를 떠난 화살과 입에서 나온 말이란다. 그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말이라고 했다. 개구리가 뱀에게 잡혀먹는 것은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이며 꿩의 울음소리는 사냥꾼의 표적이 되고 사람의 잘못된 말은 재앙을 부른단다. 성경의 잠언에는 지혜자도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인하여 배가 부르게 된다고 했다. 말에는 사람의 미래를 움직이는 힘이 있고 긍정적인 말 , 아름다운 말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가꿔가야 한다고 했다.

    입 구(口)자 셋이 모이면 품격 품(品)자가 된다. 같은 말이라도 아름답게 쓰란다. 입은 적을 만들고 귀는 친구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것은 자신의 말은 조심하고 상대의 말은 경청 하라는 뜻이란다. “ 사람은 모두 입에 도끼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해서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는 격언이 있는데 한마디 조심성 없는 말은 상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 파멸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결과도 가져온다고 했다. 고운 말을 써야하는 이유 , 격려해주는 말 ,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대화법이 가득 담겨있다.

  효과적으로 말을 선택하라, 한마디 말이 인생을 바꾼다,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하라, 말을 아낄수록 손해 볼 것이 없다. 아름다운 사랑을 위한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말투를 배워라 ,확신과 자신에 찬 말로 상대를 위로하라, 열등감은 자신이 만든다, 가까울 수 록 조심할 말, 상대방의 장점을 다독여준다, 어린아이처럼 살아라 , 책은 5장으로 나누었다.

   건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외래교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스피치치료 연구교수, 한밭대학교 산업대학원, 호서대학교 경영대학원, 화술 경영학 박사, 윤치영스피치 아카데미, 성인 스피치리더십 강좌를 운영,  책을 펴낸 박사님의 이력이다.

Posted by 물오리

 

    문학은 작가가 자신의 개인적 체험, 또는 상상력 통해 하나의 허구적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창조해서 말 한다. 그건 허무 맹랑한 이야기 일수도 있고 현실에 얼마든지 있는 일일 수 있다. 그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고 분명 남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문학 작품 속에서 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문학은 대리경험이다.

-작가의 말- 에서다

   영양실조로 길에 쓰러진 학생이 들고 있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집, 릴케에 의하면 누군가 사랑하는 것도 자격이 필요해서 먼저 나 스스로의 성숙한 세계를 이루어야 한단다. 단 하나의 장미를 보고 부자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초라해져서 풀밭에 엎드려 울고만 어린왕자 이야기, 스승의 날 제자에게서 온 편지는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저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인문관 벤치에 앉아 있을 때 너는 좋은 선생이 될 텐데“ 그 한마디에 교사가 된 제자, 막상 저자는 그 학생에게 말해준 그 시간이 생각이 나지 않는 다고 했다.

    성경책을 선물로 주신 부루닉 신부님, 신체장애에 대한 사회의식이 전혀 없던 70년대 초, 대학가기가 불가능했던 그 시절 부르닉 신부님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단다.

“무슨 그런 이상한 질문이 있습니까? 시험을 머리로 보지 다리로 봅니까. 장애인이라고 해서 시험을 보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그때 저자의 아버지는 두고두고 그때의 일을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녀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학에서 영문학 박사가 되기까지 그 기회를 주신분이라고 회상한다.

   문학의 주제를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 어떻게 사랑하며 사는 가’에 귀착된다. 동서고금의 모든 작가들은 결국 이 한 가지 주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나름대로의 사랑론을 펴거나 작중 인물들을 통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산다는 것은 사람답게 제대로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삶을 의미하지만, 생명을 지키는 일에도 무관하지 않다. 사랑하는 일은 남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은 기본이다. ‘사랑과 생명’ 글 중에서다. 서양문학 최고의 고전은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이며 성경에 관한 지식 없이는 영문학을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고 했다.

   영미문학을 통해 가장 위대한 여류시인으로 평가되는 에밀리 디킨슨 이야기,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시와 사랑의 강, 멋진 신세계, 내게 남은 시간, 어머니 그 위대한 이름으로, 사흘만 볼수 있다면, 아, 멋진 지구여, 진정한 행복, 이 세상의 파수꾼, 마음의 전령 손, 생명의 봄, 이 책은 10부로 나뉘어 있다.

   장영희교수가 이렇게 우리를 무한한 기쁨이 가득한 문학의 숲으로 이끌어 갈수 있게 된 가장 큰 힘은 그가 지닌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따듯하고 지적인 문장, 명료하면서도 섬세한 구성, 그리고 유려한 번역 때문일 것이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 문학 평론가 -

   그녀는 하나님 품에 안겼지만, 그녀가 거닐었던 문학의 숲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 숲속을 마냥 걷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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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자기가 살아 있음을 증명 받는 일이다.

나는 내 삶을 나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 글을 쓴다. 일상을 평이하게 살되 그 속에서 삶을 꽃피우려고 애써야 한다. 그것이 나의 글쓰기다.’

- 저자의 말이다 -

 

   한 선비가 봄이 왔다고 온 산을 돌아다니면서 봄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 왔단다. 그랬다가 자기 집 앞 돌담에서 움터나는 싹 하나를 보고 아, 그렇구나, 하고 탄성을 질렀다면 그는 우주의 원리를 그 싹에서 발견한 것이고 그 원리란 생명력의 예찬, 그 발견을 진술하는 것, 그것이 글 아닐까. 모든 예술은 생명력을 예찬하는 것이란다.

 

   산에서는 비들기가 울고, 박새들이 짝을 찾는다. 연못가에서는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봄은 모든 것을 꿈틀거리게 한단다. 그 모습을 준동(蠢動) 한다고 표현하는데 봄에는 모든 사람들이 시인이 된단다. 시를 쓰지 않는 사람들은 몸으로 시를 쓰는데 꽃에 코를 대고 킁킁 향기를 맡는 행위 자체가 시를 쓰는 것이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주의 말을 인간의 말로 번역하기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 치기 어린 시와 풋사랑에 질퍽하게 젖어 살던 내 스무살 시절

한밤중에 부르는 소리 있어

골목길 걸어 앞산 잔등 넘어가면

그놈이 밤안개 너울쓰고 달이랑 별이랑 바람이랑

백사장이랑 갯바위랑 짓궂게 희롱하며 너울 거렸습니다.

  머리칼 희어지고

그 시절의 시와 사랑 안개 속으로 사위어간 이즈음도

무시로 불러내는 소리따라 발밤발밤 여닫이 바다 모래밭까지 걸어 나가

이 자식아 왜 자꾸 불러내? 하면 그놈은 싱긋 웃으며 어깨춤 엉덩이춤만 움씰 거립니다.‘

   ( 나의 백년지기 바다 ) 전문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다, 생명력을 예찬하는 일, 자기의 끼를 드러내어 예찬하라, 참회에서 성숙으로 가는 징검다리, 절대 고독을 맛보아라 , 삶이 곧 글이다, 글쓰기에 미쳐라, 우주의 율동을 깊이 읽어내라, 착하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써라, 향기롭게 써라 , 사랑하는 마음으로 써라, 세상의 어둠을 읽어내는 눈, 기억의 창고에서 발효시켜라, 새로운 시각으로 새 진리를 발견하라, 여행지에서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라, 겨자씨 속에서도 우주를 찾아내라 , 물 흐르듯이 꽃이 피듯이 써라, 글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하라, 사소한 것에서 진리를 찾아라, 글은 6부로 나누어 있다. 작가의 글쓰기의 비법108가지와 예문이 함께 실려 있다.

 

  한승원 선생님은 1939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되어 40여 년간 소설가와 시인으로 활동해왔다.

‘내 소설의 9할은 고향바닷가 마을 이야기’ 라는 고백처럼 작품 속에는 남해 바닷가 비릿한 풍경과 정겨운 토착어가 살아 숨쉰다. - 표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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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힘겨운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아버지는 말씀 하셨다.

“사랑하는 딸아, 지금의 고난이 굴레가 아닌 날개가 되게 해라. 자유롭게 꿈꾸고 뜨겁게 사랑하고 후회 없이 달려라”늘 격려해주셨던 아버지께서 그리도 갑작스레 내 곁을 떠나가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늘에서도 분명 나를 응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실 내 인생에 날개가 되어주신 사랑하는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친다. - 서문이다 -

싱그러운 5월, 저자 손미나는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다.

한국과 프랑스는 ‘사랑의 본질’ 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에 큰 차이가 있단다. 영원한 사랑이란 없다고 말하는 프랑스인들과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일종의 의무감이나 환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프랑스 파리는 ‘낭만’이라는 단어와 늘 관련지어 생각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오히려 매우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란다. 자유연애와 동거가 법률적으로 허용되고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의 성이 개방되어 프랑스 사회를 두고 혹자들은 문란하다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프랑스 인들은 다만 사랑 역시, 세상만사처럼 끝이 있고 변할 수 있으며, 여성도 남성과 똑 같이 사랑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것을 받아드리고 있을 뿐이란다. 언제든 새 애인이 변심할 수 있기에 더욱 열렬히, 현재진행형으로 사랑해야한다고 믿는 단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 세계 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에펠탑의 이름은 설계와 건축을 맡은 귀스타브 에펠의 이름에서 따온 거란다. 소설가 모파상은 흉측스러운 에펠탑이라고 말했고 많은 프랑스 지식인들이 도시의 미관을 망치는 철판 기둥 덩어리라고 입을 모았다는데 100년 후, 그 흉물이 후손을 먹여 살리고 있단다. 과학자 에디슨은 귀스타브 에펠이야말로 천재적인 건축가이자 과학자라며 극찬을 했다고 한다.

센 강을 끼고 있는 에펠탑, 그 멋진 풍광이 코앞에서 보이는 곳, 그곳에 살면서 저자는 에펠탑의 사계와 마주한다. 에펠탑의 숨은 모습을 하나씩 발견하고 익숙해가는 일은 크나큰 즐거움이라 했다. 그중에서도 해질녘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센 강과 어우어진 에펠탑은 압권이라 했다.

파리지앵 - 파리는 역시 패션이란다. 일하느라 바쁜 직장인, 학생, 주부 ,심지어 지팡이 없이는 걷지도 못하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센스를 발휘한 코디네이션을 뽐내고 있음에 놀랐단다. 그들의 멋스러운 진짜 이유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을 줄 알기 때문이란다. 비싼 옷이라도 튀지 않게, 싼 옷도 고급스러워보이게, 신경을 쓰되 티 나지 않게, 그러면서도 포인트 하나쯤은 꼭 둔단다.

1장 에펠탑, 2장 마카롱, 3장 미모자, 4장 삼페인, 책은 4장으로 나뉘어 있다.

부모님이 파리여행을 왔을 때의 이야기, 프랑스 여자들이 가진 미의 철학 , 아이들 등수가 없는 나라, 파리속의 영화 영화속의 파리, 프로방스의 여름, 모딜리아니가 살아있는 카페, 고흐의 흔적을 찾아서, 미식가들의 천국 리옹, 베르나르베르베르와의 인터뷰 ,몽불랑 산 할머니 , 파리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어떤 빛깔을 지닌 사람이든 파리에서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손미나 그녀가 한말 이다.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