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이란 바다의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행복합니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주변에 보물 아닌 것이 없는 듯합니다. 나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이미 놓쳐버린 보물도 많지만 다시 찾은 보물도 많습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아직도 찾아낼 보물이 많음을 새롭게 감사하면서 길을 가는 저에게 하늘은 더 높고 푸릅니다. 처음 보는 이와도 낯설지 않은 친구가 되며 , 모르는 이웃과도 하나 되는 꿈을 자주 꿉니다. - 여는 글이다 -
어떤 청년이 동대구에서 부산으로 오는 열차를 탔는데, 바로 옆자리에 어린 두 딸과 동행한 일본인 남자가 청년에게 자꾸만 무어라고 말을 걸어 왔단다. 청년은 일본어를 모르는데다가 영어로도 말이 안통하자 일어를 전공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하도록 했는데, 알게 된 내용은 그 일본인이 5시 30분에 국제여객 터미널에서 시모노세키로 가는 배를 타야하는데 열차가 연착을 하는 바람에 배를 놓칠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따져보니 택시를 타도 늦을 것 같자 부산지리를 잘 아는 지인에게 긴급문자를 보내 마중을 나오도록 했고, 결국 그 일본인 일행을 무사히 배를 타게 해 주었다고 했다. 목적지까지 동행한 청년을 보며 자꾸만 돈을 주려고 하던 일본인이 딸들과 함께 배에 오르며 내내 머리를 조아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단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귀찮아하며 피하거나 모르는척하지 않는 관심, 겉도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정성, 선한 일을 하고도 보답을 바라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겸손이야 말로 우리가 이웃에게 무상으로 빛을 주는 축복이 되고 사랑의 길이 되는 행동일 것이다. 욕심과 이기심을 아주 조금만 줄여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평범한 일들과 시간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잘 꺼내고 펼쳐서 길이 되게 하자. 이 길로 이웃을 자주 초대하자. 지금껏 그랬듯이 앞으로 마주 치게 될 크고 작은 일들이 잘만 이용하면 모두 다 나에게 필요한 길이 될 것임을 믿는다. 저자 수녀님의 말씀이다.
병이 주는 쓸쓸함에 맛들이던 어느 날 나는 문득 깨달았지요. 오늘 이 시간은 ‘내 남은 생애 첫날’이며 '어제 죽어간 어떤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임을 새롭게 기억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지상의 여정을 다 마치는 그날까지 이왕이면 행복한 순례자가 되고 싶다고 작정하고 나니 아픈 중에도 금방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음엔 담백하고 잔잔한 기쁨과 환희가 물안개처럼 피어올라 더 웃고 다니는 내게 동료들은 무예 그리 좋으냐고 되묻곤 했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답으로 들려주던 평범하지만 새로운 행복의 작은 비결이랄까요. 어쨌든 요즘들어 특별히 노력하는 것들 중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그 하나는 무엇을 달라는 청원 기도보다는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기도를 더 많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감사할 일들이 갈수록 더 많아지고 나보다 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하나는 늘 당연하다고 여기던 일들이 기적처럼 놀라워하며 감탄하는 연습을 자주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의 삶이 매 순간 마다 축제의 장으로 열리는 느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신발을 신는 것도, 떠오르는 태양을 다시 보는 것도,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것도, 얼마나 큰 감동인지 모릅니다. 수녀원 복도나 마당을 겨우 거닐다가 뒷산이나 바닷가 산책을 나갈수 있을 적엔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12월의 편지 글 중에 서다 -
감탄사가 그립다, 봄 편지, 스님 편지, 서로를 배려하는 길이 되어서, 불안과 의심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어머니를 기억하는 행복, 지상의 행복한 순례자. 사계절의 정원 수도원 일기, 누군가를 위한 기도 3월, 성 요셉을 기리며, 부활단상, 어느 교사의 기도, 고마운 간호천사들께,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_ 성탄 구유예절에서, 시간의 마다에서 묵상일기, 그리움은 꽃이 되어 추모일기, 글은 6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법정스님의 편지 , 박완서 선생님의 편지, 장영희 일주기를 맞아, 그리고 어머님 이야기 ,그 외 떠난 분들을 그리워하는 글이 가득 실려 있다.
1945년 양구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나 삼일 만에 세례를 받으셨고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때 받은 세례명이 ‘클라우디아’일명 구름수녀, 넓고 어진마음으로 구름처럼 바다처럼 살고 싶어서였을 까. 수녀는 자신의 수도 생활을 시로 담았다. 2008년 암 투병을 하면서 이젠 치유와 희망의 메신저 역할까지 떠맡고 있다. - 표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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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살 것 아닌데
한사람
따뜻하게 사랑하기
어찌
이리 힘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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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빡깜빡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 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종일 노랗게 지붕을 잇는 집
노란 초가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 옷자락이
대문 틈으로 언듯언듯 보이면
그 마당에 들어가 나도 그 일에
참견하고 싶었던 집
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
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참새떼가 지저귀는 집
보리타작 콩타작 도리깨가
지붕위로 보이는 집
눈 오는 집
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 끝을 지나
마당에 내리고
그 여자가 몸을 웅숭그리고
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
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하따,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 하며
눈이 가득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싱그러운 이마와 검은 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김칫독을 열 때
하얀 눈송이들이 어두운 김칫독 안으로
하얗게 내리는 집
김칫독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에
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밤을 새워, 몇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면
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 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머리에,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
가만 가만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그 여자네 집 어느날인가
그 어느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쌀밥같이 화아안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살까지 살던 집
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샅 첫 집
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집
내 마음 속에 지어진 집
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
눈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그 여자네 집
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가
있던 집 그 여자네 집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 각. 을. 하.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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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성경말씀
오늘은 창세기 36 장 1절입니다
성경은 [서울말씀사 쉬운성경]
그림은 [구글] 음악은 [내 영혼 은총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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