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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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무슨 솔굉이처럼 뭉쳐
팍팍한 사람 말고
새참 무렵
또랑에 휘휘 손 씻고
쉰내 나는 보리밥 한 사발
찬물에 말아 나눌
낯 모를 순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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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하나쯤 만나고 싶다
Posted by 물오리

한 몸이 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이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Posted by 물오리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프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Posted by 물오리

가시나무의 가시 많은 가지를
머리둘레 크기로 둥글게 말아
하느님의 머리에
사람이 두손으로 씌워드린
가시 면류관
너희가 준 것은 무엇이든 거절치 않겠노라고
이천 년 오늘 까지 하느님께선
그 관을 쓰고 계신다.
Posted by 물오리

백화산 바라보며 깊은 잠이 드신 뒤로
자식들 찾아와도 아무 기척없으시고
두 그루 늙은 소나무만 부모님을 뫼시네
앞들에 농토사서 무척이나 기꺼워하며
날이 새면 부지런히 흙과 함께 사시던 곳
여태껏 그 땅의 쌀로 메를 지어 올립니다.
벌초때나 한번 찾고 훌쩍 뜨는 자식들
이승 인연 끊었다며 나무라지 않습니다.
웃자란 잡초 더미 속에 아프게 우는 풀벌레
2014년 제13회 시조시학상(본상) 수상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