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05건

  1. 2017.12.20 어머니의 알통 ---서홍관 by 물오리
  2. 2017.12.14 和答 ---김남조 by 물오리
  3. 2017.12.13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by 물오리
  4. 2017.12.13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by 물오리
  5. 2017.12.13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by 물오리
  6. 2017.12.09 마음의 눈---이해인 by 물오리
  7. 2017.12.09 민속박물관에서--- by 물오리
  8. 2017.12.09 동백꽃---서석조 by 물오리
  9. 2017.12.08 성탄절의 기도--- 진장춘 by 물오리
  10. 2017.12.08 첫 번 크리스마스---임종호 by 물오리



내 아홉 살 때
뒤주에서 쌀 한 됫박 꺼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내 알통 봐라"하고 웃으시며
볼록한 알통을 보여주셨는데.

지난 여름 집에 갔을 때
냉장고에서 게장 꺼내주신다고
왈칵 엎지르셔서
주방이 온통 간장으로 넘쳐흘렀다.

손목에 힘이 없다고,
이제 병신 다 됐다고,
올해로 벌써 팔십이시라고.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가리라 이 길을 가리라---용혜원  (0) 2017.12.21
기다림---황지우  (0) 2017.12.20
和答 ---김남조  (0) 2017.12.14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0) 2017.12.13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0) 2017.12.13
Posted by 물오리

 

 

 

 

고요하여라

어린 풀잎위에

내려앉은 이슬

만상에 향유를 입히는 햇살

비단실 푸는듯

바람도

아무런 말이 없어라

 

다만 고요하여라

천둥소리 하나 없이

마음이 문을 열고

그대와 나

길을 트니

 

진실로

한 탄생의 아득한 날

그 이름과

그 신분과

그 복된 소식이

어둔 세상 죽음의 문턱에 조차

빛으로 빛으로

전파되어라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황지우  (0) 2017.12.20
어머니의 알통 ---서홍관  (0) 2017.12.20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0) 2017.12.13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0) 2017.12.13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0) 2017.12.13
Posted by 물오리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 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알통 ---서홍관  (0) 2017.12.20
和答 ---김남조  (0) 2017.12.14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0) 2017.12.13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0) 2017.12.13
마음의 눈---이해인  (0) 2017.12.09
Posted by 물오리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누구나
스스로의 삶의 의미 스스로가 모르는
흔들리는 믿음과 불확실한 소망
사람이 그 말씀대로
사랑할 줄 모름으로 불행한 이 시대
어둡고 외로운 쓸쓸한 영혼을 위해서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이 세계
눌린 자와 갇힌 자
빈곤과 질병과 무지에 시달리는 자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
진리와 그 의를 위해 피 흘리는 자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는 자를 위해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그 십자가
우릴 위해 못 박히신 나무틀의 고난
사랑이신 피 흘림의 영원하신 승리
죽음의 그 심연에서 부활하신 승리
성자 예수 그리스도 우리들의 구세주
베들레헴 말구유에 오늘 오시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和答 ---김남조  (0) 2017.12.14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0) 2017.12.13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0) 2017.12.13
마음의 눈---이해인  (0) 2017.12.09
민속박물관에서---  (0) 2017.12.09
Posted by 물오리




크리스마스 이브
눈 내리는 늦은 밤거리에 서서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는
늙은 아내를 생각한다

시시하다 그럴 테지만
밤늦도록 불을 켜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빵 가게에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빵을 몇 가지
골라 사들고 서서
한사코 세워주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며
20년하고서도 6년 동안
함께 산 동지를 생각한다

아내는 그 동안 네 번
수술을 했고
나는 한 번 수술을 했다
그렇다, 아내는 네 번씩
깨진 항아리고 나는
한 번 깨진 항아리다

눈은 땅에 내리자마자
녹아 물이 되고 만다
목덜미에 내려 섬뜩섬뜩한
혓바닥을 들이밀기도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늦은 밤거리에서
한번 깨진 항아리가
네 번 깨진 항아리를 생각하며
택시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0) 2017.12.13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0) 2017.12.13
마음의 눈---이해인  (0) 2017.12.09
민속박물관에서---  (0) 2017.12.09
동백꽃---서석조  (0) 2017.12.09
Posted by 물오리

 

 

 

내 마음을 여느 순간
당신은 내게 와서
문이 되었습니다

 

그 문 열고 들어가
오래 행복했습니다

 

이젠 나도 누구에게
아름다운 문이 되고 싶지만
걱정만 앞서니 걱정입니다

 

살아갈 날이 그리 많지 않는데
사랑의 분량은 많지 않아 걱정
마음 활짝 열어야 문이 되는데
오히려 닫고 있는 나를 보게 되는 걱정

 

허지만 오늘도
걱정의 틈은 좁히고
마음은 넓혀서
문이 되는 꿈을 꾸겠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0) 2017.12.13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0) 2017.12.13
민속박물관에서---  (0) 2017.12.09
동백꽃---서석조  (0) 2017.12.09
성탄절의 기도--- 진장춘  (0) 2017.12.08
Posted by 물오리


가난도 맛깔나게 차려낸 두레밥상

도란도란 얘기꽃으로 심지 돋운 호롱불

먼 길을 에돌아 와서 명품으로 앉았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이트 크리스마스---나태주  (0) 2017.12.13
마음의 눈---이해인  (0) 2017.12.09
동백꽃---서석조  (0) 2017.12.09
성탄절의 기도--- 진장춘  (0) 2017.12.08
첫 번 크리스마스---임종호  (0) 2017.12.08
Posted by 물오리



살포시

다가온 볼이

불씨가 되었습니다


확 하고 입을 벌려

귓볼을 물었습니다


지지직

가슴이 타며

다리가 풀렸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눈---이해인  (0) 2017.12.09
민속박물관에서---  (0) 2017.12.09
성탄절의 기도--- 진장춘  (0) 2017.12.08
첫 번 크리스마스---임종호  (0) 2017.12.08
전통 호떡---정희경  (0) 2017.12.06
Posted by 물오리



주여 지난 날 헛되이 보낸 성탄절을 용서하시고
올해는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게 하소서.
왕궁이 아닌 누추한 말구유에 임하신 까닭을 알게 하소서.
가난한 목동의 인사를 먼저 받으신 의미를 깨닫게 하소서.

인류의 죄를 십자가로 보속하기 위해
가장 낮고 누추한 곳으로 오신 예수님
영광이 아닌 가난과 고통을 받으러 오신 예수님
저도 당신과 함께 낮은 곳으로 임하게 하소서.

헛된 욕망을 비우고
가난한 마음이 되어
아기 예수님 모실
정결한 말구유 하나 마련하게 하소서.
비움과 나눔과 겸허한 마음으로
기쁘게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게 하소서.
어려운 이웃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하소서.

오소서 아기 예수님!
내 마음에 오소서.
간절히 비오니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소서.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속박물관에서---  (0) 2017.12.09
동백꽃---서석조  (0) 2017.12.09
첫 번 크리스마스---임종호  (0) 2017.12.08
전통 호떡---정희경  (0) 2017.12.06
마음의 엄마 --- 이해인  (0) 2017.12.06
Posted by 물오리

 
너무 어두워
길 못 찾고
아우성 소리로만 가득하던
땅에
주께서
빛 되어 내리시다
소리 없이 내리시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꽃---서석조  (0) 2017.12.09
성탄절의 기도--- 진장춘  (0) 2017.12.08
전통 호떡---정희경  (0) 2017.12.06
마음의 엄마 --- 이해인  (0) 2017.12.06
대지에 입 맞춰라 ---틱낫한  (0) 2017.12.06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