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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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초이튿날

       영등포역 하행선 플랫폼

       차창에 어머니의 구겨진 주름살이

       서리꽃으로 피어나네


      “춥다 들어가거라”

      “어서, 그만 들어가라니까”

 
        깊이를 잴 수 없는 모정

        저만치서 아들 등 떠미는

       육탈한 다섯 손가락 자꾸만 울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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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손

작은 손

대추 하나 놓아 주면

손에 가득

밤 하나

놓아 줘도 손에 가득

 

사과는 너무 커서

못 쥐는

온 식구

예쁘다고 만져주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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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사랑 하셨음이라

 

 

요한일서 4장~18,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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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성부

시 산책[Poem] 2018. 1. 20. 12:08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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