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05건

  1. 2020.12.08 당신의 손 ---강은교 by 물오리
  2. 2020.12.04 12월의 나무 ---정연복 by 물오리
  3. 2020.11.19 선물--- 김남조 by 물오리
  4. 2020.11.18 가을 노래 --- 이해인 수녀님 by 물오리
  5. 2020.11.10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이해인 수녀님 by 물오리
  6. 2020.10.29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by 물오리
  7. 2020.10.24 11월 ---정연복 by 물오리
  8. 2020.10.22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by 물오리
  9. 2020.10.17 가을 ---정연복 by 물오리
  10. 2020.10.13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이해인 수녀님. by 물오리

 

당신이 내게 손을 내미네

당신의 손은 물결처럼 가벼우네.

당신의 손이 나를 짚어보네.

흐린 구름 앉아 있는

이마의 구석구석과

안개 뭉개뭉개 흐르는

가슴의 잿빛 사슬들과

언제나 어둠의 젖꼭지 빨아대는

입술의 검은 온도를.

당신의 손은 물결처럼 가볍지만

당신의 손은 산맥처럼 무거우네.

당신의 손은 겨울처럼 차겁지만

당신의 손은 여름처럼 뜨거우네.

당신의 손이 길을 만지니

누워 있는 길이 일어서는 길이 되네

당신이 슬픔의 살을 만지니

머뭇대는 슬픔의 살이 달리는 기쁨의 살이 되네.

아, 당신이 죽음을 만지니

천지에 일어서는 뿌리들의 뼈.

당신이 내게 손을 내미네

물결처럼 가벼운 손을 내미네

산맥처럼 무거운 손을 내미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를 위하여---이해인수녀님  (0) 2020.12.17
작은 기쁨---이해인 수녀님  (0) 2020.12.14
12월의 나무 ---정연복  (0) 2020.12.04
선물--- 김남조  (0) 2020.11.19
가을 노래 ---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8
Posted by 물오리

 

 

한 잎도 남김없이
다 떨치고

알몸의 기둥으로
서 있는 12월의 나무

참 단순하다
참 간결하다

긴긴 겨울 너머
새 봄이 찾아와서

연초록 새 잎들 돋을
그 날을 준비하며

모든 것을 텅 비운
저 결연한 모습

12월의
나무들 앞에 서면

나도 문득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다

겉치레 없이
순수한 본질 만으로 남은 ...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기쁨---이해인 수녀님  (0) 2020.12.14
당신의 손 ---강은교  (0) 2020.12.08
선물--- 김남조  (0) 2020.11.19
가을 노래 ---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8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0
Posted by 물오리



 
내야 흙이온데
밀랍이듯 불 켜시고
한평생 돌아온걸
옥의 문양 그으시니
난생 처음
이런 조화를 보겠네
 
기도할수록 기도하고
사랑할수록 사랑을 더하는
이상함 부푸러기
내 탓은 결코 아닌
참 신비한 부푸러기
 
주신 것
잎새.
꽃.
때 이르러 열매이더니
오늘은
땡볕에 달궈낸
금빛 씨앗.

 

Posted by 물오리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나무 ---정연복  (0) 2020.12.04
선물--- 김남조  (0) 2020.11.19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0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0) 2020.10.29
11월 ---정연복  (0) 2020.10.24
Posted by 물오리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 김남조  (0) 2020.11.19
가을 노래 ---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8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0) 2020.10.29
11월 ---정연복  (0) 2020.10.24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0) 2020.10.22
Posted by 물오리

 

빛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 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기다려 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 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노래 ---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8
찾으면서 떠나는 여행길--- 이해인 수녀님  (0) 2020.11.10
11월 ---정연복  (0) 2020.10.24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0) 2020.10.22
가을 ---정연복  (0) 2020.10.17
Posted by 물오리

11월 ---정연복

시 산책[Poem] 2020. 10. 24. 11:51

 

가을과 겨울을

살며시 잇는 달

 

그래서 1이라는 숫자 둘이

모여 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단풍의 시절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생의 정점을 찍은 다음에는

겸손히 내려가야 하는 것.

 

쓸쓸히 지는 낙엽을 보며

삶의 깊이가 더해지고

 

나날이 추워지는 날씨 속에

따스한 사랑의 힘을 배우는 달.

Posted by 물오리

 

저 빈 들판을

걸어가면

오래오래 마음으로 사모하던

어여쁜 사람을 만날 상 싶다

 

꾸밈없는

진실과 순수

자유와 정의와 참 용기가

죽순처럼 돋아나는

의초로운 마을에 이를 상 싶다

 

저 빈 들판을

걸어가면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아득히 신비로운

의 땅에까지 다다를 상 싶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0) 2020.10.29
11월 ---정연복  (0) 2020.10.24
가을 ---정연복  (0) 2020.10.17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이해인 수녀님.  (0) 2020.10.13
시월 ---황동규  (0) 2020.10.07
Posted by 물오리

 

오늘 하늘은

거대한 연파랑 도화지

 

솜사탕 모양의 구름들

함께 어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평화로운 그림이다.

 

푸른 하늘

따스한 햇살 아래

 

나무들의 가벼운 춤도

참 보기 좋다.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살이

깨알 같은 근심걱정 다 잊고

 

가슴 가득히 넓은

하늘 하나 펼쳐야겠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정연복  (0) 2020.10.24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0) 2020.10.22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이해인 수녀님.  (0) 2020.10.13
시월 ---황동규  (0) 2020.10.07
시월의 시 ---목필균  (0) 2020.09.27
Posted by 물오리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늘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남의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의 난을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 올린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의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0) 2020.10.22
가을 ---정연복  (0) 2020.10.17
시월 ---황동규  (0) 2020.10.07
시월의 시 ---목필균  (0) 2020.09.27
시월의 다짐---정연복  (0) 2020.09.23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