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40건

  1. 2018.09.04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김용택 by 물오리
  2. 2018.09.01 가을비--- 박재삼 by 물오리
  3. 2018.08.31 내 등의 짐 ---정호승 by 물오리 1
  4. 2018.08.27 귀뚜라미 우는 밤---김영일 by 물오리
  5. 2018.08.27 가을--- 조병화 by 물오리
  6. 2018.08.25 9월이 ---나태주 by 물오리
  7. 2018.08.22 초원의 빛---윌리엄 워즈워스 by 물오리
  8. 2018.08.21 가을 편지--- 유안진 by 물오리
  9. 2018.08.20 늘 보고 싶어요---김용택 by 물오리
  10. 2018.08.20 가을 햇볕에 ---김남조 by 물오리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름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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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가을 아득한 들판을 바라보며
시방 추적추적 비 내리는 광경을
꼼짝없이 하염없이 또 덧없이
받아들이네
이러구러 사람은 늙은 것인가

세상에는 별이 내리던 때도 많았고
그것도 노곤하게 흐르는 봄볕이었다가
여름날의 뜨거운 뙤약볕이었다가
하늘이 높은 서늘한 가을 날씨로까지
이어져 오던 것이
오늘은 어느덧 가슴에 스미듯이
옥타브도 낮게 흐르네

어찌 보면 풀벌레 울음은
땅에 제일 가깝게 가장 절절이
슬픔을 먼저 읊조리고 가는 것 같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노래할까나
아, 그것이 막막한
빈 가을 빈 들판에 비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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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를 못했을 겁니다

내 등에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 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 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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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또로 또로 또로 

귀뚜라미 우는 밤 


가만히 책을 보면 

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또로 또로 또로 

멀리 동무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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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푸른 모자를 높게 쓰고
맑은 눈을 하고 청초한 얼굴로
인사를 하러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더웠었지요" 하며


먼 곳을 돌아돌아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높은 구름고개를 넘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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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유안진  (0) 2018.08.21
Posted by 물오리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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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유안진  (0) 2018.08.21
늘 보고 싶어요---김용택  (0) 2018.08.20
Posted by 물오리

 

한 때 그렇게도 찬란한 빛이었건만

이제는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찾을 길 없을지라도

우리는 서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얻으리라.

존재의 영원함을

비로서 처음 공감하며

인간의 고뇌를

사색으로 달래어서

죽음을 꿰뚫어보는 그 믿음 속에서

현명한 마음으로 세월을 버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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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고 싶어요---김용택  (0) 2018.08.20
가을 햇볕에 ---김남조  (0) 2018.08.20
Posted by 물오리

 

들꽃이 핀다

나 자신의 자유와

나 자신의 절대로서

사랑하다가 죽고 싶다고

풀벌레도 외친다.

내일 아침 된서리에 무너질 꽃처럼

이 밤에 울고 죽을 버러지처럼

거치른 들녘에다

깊은 밤 어둠에다

혈서를 쓰고 싶다.

 

Posted by 물오리

 

오늘
가을산과 들녘과 물을 보고 왔습니다
산속 깊은 곳
작은 마을 지나고
작은 개울물 건널 때
당신 생각 간절했습니다
산의 품에 들고 싶었어요, 깊숙히
물의 끝을 따라 가고 싶었어요
물소리랑 당신이랑 한없이...

늘보고 싶어요
늘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신에겐 모든 것이 말이 되어요
십일월 초하루 단풍 물든 산자락 끝이나
물굽이 마다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당신이 보고 싶어서 가슴 저렸어요
오늘
가을산과 들녘과 물을 보고
하루 왼종일
당신을 보았습니다

Posted by 물오리

 

보고 싶은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다림만 쌓여서
낙엽이 되네

아아
저녁 해를 안고 누운
긴 강물이나 되고지고

보고 싶은
이 마음이 저물어
밤하늘 되네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