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네가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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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네가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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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잎을 주지 마십시오.
연록빛 날개로 잠시 날아오를 뿐
곧 스러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요.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갤 수 없도록.
여기에 입김을 불어 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다시는 제게 말 걸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棺이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제 뿌리를 받아주십시오.
부디 저를 꽃 피우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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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바꿨다
한 개의 산봉우리는 내 눈에 차고
그 산봉우리와 이어진 산은 어깨만 보인다.
강과 강 건너 마을이 사라진 대신
사람이 살지 않은 낡은 농가가 코앞에 엎드려 있다.
텅 빈 헛간과 외양간, 분명하게 금이 간 슬레이트 지붕,
봄이 오지 않은 시멘트 마당에
탱자나무 감나무 밤나무 가지들이 바람에 뒤엉킨다.
봄이 아직 멀었다.
노란 잔디 위에서 떠드는 아이들 소리가 등 뒤에서 들린다.
계절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늘 햇살을 한 짐 씩 짊어지고 뛰어다닌다.
방을 바꿨다.
풍경이 바뀐다고 생각이 금방 달라지진 않는다. 눈에 익은 것들이 점점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것들이 어디서 본 듯 나를 새로 보리라. 날이 흐려진다. 비 아니면 눈이 오겠지만 아직은 비도 눈으로 바뀔 때, 나는 어제의 방과 이별을 하고 다른 방에 앉아 이것저것 다른 풍경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나도 이제 낡고 싶고 늙고 싶다. 어떤 이별도 이제 그다지 슬프지 않다.
덤덤하게, 그러나 지금 나는 조금은 애틋하게도, 쓸쓸하게 새 방에 앉아 있다. 산동백이 피는지 문득, 저쪽 산 한쪽이 환하다. 아무튼, 아직 봄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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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 스며든 산길
외로운 겨울새 함께
바람되어
이데로 머물고 싶다.
멀리서 들려오는
겨울새 울음
순결한 발자국 남기며
겨울산 겨울새 되어
흰눈 젖은 산길을
헤매이고 싶다.
잔설 녹아내리는
산길 따라
걷노라면
내 발자국만 외로워
겨울산
겨울새 되어
이대로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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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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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보세요 푸른 저 바다
갈매기기 너울 너울 날아 가네요
수평선 저 멀리 나래 나란히
갈매기가 정다웁게 날아 가네요
구름 피는 바다에 갈매기처럼
꿈나라를 찾아서 가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바다 위를 보세요 솟은 저 바위
갈매기가 둘이 앉아 속삭이네요
멀리 떠나 가자고 나래 나란히
갈매기가 정다웁게 속삭이네요
물결 치는 바위에 갈매기 처럼
꿈나라의 이야기 들려주어요 들려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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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징어 부부는
사랑 한다고 말하면서
부둥켜안고 서로 목을 조르는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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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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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이튿날
영등포역 하행선 플랫폼
차창에 어머니의 구겨진 주름살이
서리꽃으로 피어나네
“춥다 들어가거라”
“어서, 그만 들어가라니까”
깊이를 잴 수 없는 모정
저만치서 아들 등 떠미는
육탈한 다섯 손가락 자꾸만 울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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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손
작은 손
대추 하나 놓아 주면
손에 가득
밤 하나
놓아 줘도 손에 가득
사과는 너무 커서
못 쥐는 손
온 식구
예쁘다고 만져주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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