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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5.24 새 ---천상병 by 물오리
  3. 2017.05.18 세월이 가면 ---박인환 by 물오리
  4. 2017.05.18 아가 ( 雅歌). 6---신달자 by 물오리
  5. 2017.05.16 들길에 서서 ---신석정 by 물오리
  6. 2017.05.16 가는 길--- 김소월 by 물오리
  7. 2017.05.14 비 갠 여름 아침--- 김광석 by 물오리
  8. 2017.05.13 달무리--- 이영도 by 물오리
  9. 2017.05.08 행복---유치환 by 물오리
  10. 2017.05.06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노천명 by 물오리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 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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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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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상병

시 산책[Poem] 2017. 5. 24. 11:53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에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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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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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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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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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고 밤이 왔다
그러나 그대여
우리의 밤은 어둡지 않구나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어둠은
물처럼 부드럽게 풀려
잘 닦은 거울처럼
앞뒤로 걸려 있거니
그대의 떨리는 눈썹 한 가닥
가깝게 보이누나
밝은 어둠 속에
잠시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나는 글을 쓴다
첫장에 눈부신 그대 이름
절로 밝아오는 하나의 등불
내 생(生)의 찬란한 꽃등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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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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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山森)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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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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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山)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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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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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갠 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의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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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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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러르면 내 어머님
눈물 고이신 눈매

얼굴을 묻고
아아 우주이던 가슴

그 자락 학 같이 여기고,
이 밤 너울너울 아지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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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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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희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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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  (0) 2017.05.06
Posted by 물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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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가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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