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33건

  1. 2017.02.23 사랑 ---김용택 by 물오리
  2. 2017.02.22 장독대 앞에서--- 고담 김종대 by 물오리
  3. 2017.02.22 긍정적인 밥--- 함민복 by 물오리
  4. 2017.02.22 풀 ---김수영 by 물오리
  5. 2017.02.20 난蘭--- 도산 유영렬 by 물오리
  6. 2017.02.16 봄일기 -입춘에 ---이해인 by 물오리
  7. 2017.02.16 밤이 떨어졌어요 --- 청암 방효필 by 물오리
  8. 2017.02.14 경이로운 나날--- 김종길 by 물오리
  9. 2017.02.12 황진이 떠나고 백 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 지은 시조 by 물오리
  10. 2017.02.12 고려말 충신 이색의 시조 by 물오리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 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예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은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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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어쩌면 그렇게 반듯한가

세찬 비바람 앞에서

한 겨울 눈보라 속에서

달도 별도 말없이 지나는데

혹 묵언수행(黙言修行) 중인가

몇 천 도의 가마속을 다녀온 뒤

이 사바의 세계는 별거 아니던가

언제나 넉넉한 몸매에

미동도 없이 한세대를 지켜낸

어머니 닮은 항아리,그 속에

소금꽃으로 핀 짜디짠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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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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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풀 ---김수영

시 산책[Poem] 2017. 2. 22. 07:02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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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아래 눈이 희고 목련가지 삭풍 운다

서가에 난 한 폭이 어느새 곱게 피었네

동창에 조각달  새어들어

봄을 훔쳐 즐기네



                                             춘곤에 뒤척이다 난향蘭香에 잠을 깼네

                                                           벼루 열어 붓을 풀고

난 한 폭 치노랄제

어느새

창넘어 매화 피어 나를 보라 시새네



맵시나 색갈이며 향기 은은 네 좋구나

다소곳이 고개 숙여 날 반기어 웃는 듯도

초례청 새색시 수줍음을 다시 본 듯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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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봄이 일어서니

내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Posted by 물오리





며칠 못 본 사이

나무에 걸렸던 토실한 밤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요.


누가 도와줬을까요?

천사가 다녀갔을까

구름이라도 타고 내려 왔을까

아니면

이슬타고 왔을까


둥글고 예쁜

찌그러지고 못난 것

사이좋게 뒹글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것도

이슬이지

영롱한 빛을 간직한 채

언제든 떠나야 하니까

이렇게 얘기하며 아침에

할머니가 굽은 등을 펴셨지  

Posted by 물오리

 

 

경이로울 것이라곤 없는 시대에

나는 요즈음 아침마다

경이와 마주치고 있다.

 

이른아침 뜰에 나서면

창밖 화단의 장미포기엔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이 영글고,

 

산책길 길가 소나무엔 

새 순이 손에 잡힐 듯

쑥쑥 자라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항다반으로 보는

이런것들에 왜 나의 눈길은 새삼 쏠리는가.

세상에 신기할 것이라곤 별로 없는 나이인데도.

Posted by 물오리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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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