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의 세 번째 토론회 다음 날, 나는 대화인지 싸움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의 토론에 무척 심란 한 마음으로 공원 안에 있는 카페에 갔다. 야외 테이블에서 멍한 눈으로 찻잔을 바라보는 데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찻잔 테두리에 앉았다.
앙증맞은 부리로 내 차를 한 모금 두모금마 셨다. 그렇게 한참을 내 앞에 머물렀다.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 짹짹거렸다. 즐겁게 듣고 있는데 참새가 내 마음에 메시지를 툭 던지고 날아갔다. " 우리는 여기 함께 살고 있어"
기도와 산책,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침묵의 시간이다. 나는 글을 쓰다 막히거나 마음이 힘들어지면 중단하고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침묵하면 못 들었던 소리가 들려온다. 성경 말씀이나 내 마음 혹은 자연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리는 항상 평안과 통찰과 기쁨을 주었다.
침묵하는 산이 모든 사람을 품어 주듯 침묵하는 사람은 많은 이를 포용한다. 지난 여섯 달동 안 우리는 광장 매체에서 들려오는 혐오와 분열과 배제 가득한 말 폭탄에 시달렸다. 이제는 우리의 말을 주리고 침묵하며 이 나라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지혜로운 말씀을 들을 때다. 침묵의 소리는 치유하는 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