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름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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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성을 멸망시킬 것이요. 야훼께서는 이 성에서 벌어지는 악한 일에 대해

모두 들으셨소. 그래서 야훼께서 이 성을 멸망시키라고 우리를 보내신 것이요."

야훼께서 소돔과 고모라에, 하늘로부터 미치 비를 내리듯 유황과 불을 쏟아 부으셨습니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그만 뒤를 돌아 보았기 때문에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습니다.

 

창세기 19장 ~ 13,24,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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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8장에서 아브라함이 세명의 천사를 만나는 장면

아브라함이 마므레 상수리 나무아래서 만났던 세 하나님이 구약성서

투영된 삼위일체 하나님의 모습이라고 설명합니다.

 

                                                            출처: 이스라엘 따라걷기 중에서

Posted by 물오리

   

    금천 문학이 탄생한 지 16년이다. 첫발을 떼었던 아기가 열여섯 살, 이제 빛나는 청춘이 되었다. 열여섯 해전, 금천구 관내에 사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 글쟁이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이 모임을 주선했던 초대 회장님은 정성으로 글 밭을 가꾸셨다. 그 사랑이 오늘을 있게 했고, 단단하게 커가는 금천 문학을 남기고 안타깝게도 오 년 전 지병으로 타계하셨다. 그분은 무엇보다도 구민과 함께하는 문학지이길 바라셨다. 한 줄 시를 읽으며 삭막한 세상을 잠시라도 잊고 새 마음을 품기 바라셨고, 수필 한 편을 읽으며 가슴에 청량한 바람이 불기를 바라셨다.

   오늘의 <금천 문학> 은 일명 ‘한국 문인협회 금천지부’다. 초대 회장님의 뜻을 받들어 해마다 회원들의 신작으로 발간되며, 올해에는 15집을 낸다. 봄이면 시낭송회, 가을은 문학기행, 매달 세 번째 금요일은 모임을 갖는다. 그리하여 문단의 소식과 신간 소식 등, 정담을 나눈다.

   나를 포함해서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문우들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시를 노래하는 사람, 본인의 성찰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글, 수필을 쓰는 사람, 그림과 시를 문인화로 표현하는 화가 시인, 그리고 소설, 저마다의 사명감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문학박사로, 평론가로, 화가 시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자란 반드시 눈앞에 서서 손뼉을 치는 사람만이 아니다. 몇 권 안 되는 책꽂이에서 종종 나를 뽑아 거듭 읽어주는 사람, 중년의 가장 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존재를 믿기에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이다.

   금천구민이 된 지 수십 년이다. 아이들은 결혼과 함께 내 곁을 떠났고 이제 이곳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농사를 지으시던 내 아버지는 늘 책을 읽으셨다. 그 영향으로 나는 책을 가까이 했고, 십여 년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줄 곳 책을 읽었다. 그리하여 어느 해 봄, 수필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충혈된 눈을 비비며 밤새워 쓴 글이 크게 칭찬을 받았을 때, 전신으로 번지는 기쁨을 누가 모른다 하겠는가. 내 글을 감동으로 읽었다는 전화를 어느 독자로부터 받았을 때 그것은 환희와 보람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결혼했지만, 막내딸 유학 갈 때 이야기다. 미국 비자가 지금처럼 쉽지 않았다.

 “어머니가 글을 쓰십니다.”

   이 한마디에 서류도 보지 않고 통과되었다고 영사관에서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했던 막내딸, 그때가 엊그제 같다.

   구민과 함께하는 文學誌, 구민들의 메마른 감성을 다시 깨워주는 문학지를 꿈꾼다. 그리고 외국처럼 글 쓰는 사람들을 대접하는 나라,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금천향기 -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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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가을 아득한 들판을 바라보며
시방 추적추적 비 내리는 광경을
꼼짝없이 하염없이 또 덧없이
받아들이네
이러구러 사람은 늙은 것인가

세상에는 별이 내리던 때도 많았고
그것도 노곤하게 흐르는 봄볕이었다가
여름날의 뜨거운 뙤약볕이었다가
하늘이 높은 서늘한 가을 날씨로까지
이어져 오던 것이
오늘은 어느덧 가슴에 스미듯이
옥타브도 낮게 흐르네

어찌 보면 풀벌레 울음은
땅에 제일 가깝게 가장 절절이
슬픔을 먼저 읊조리고 가는 것 같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노래할까나
아, 그것이 막막한
빈 가을 빈 들판에 비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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