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에 해당되는 글 1040건

  1. 2023.09.10 사랑의 기도 --- 김재진 by 물오리
  2. 2023.09.05 너에게 --- 김남조 by 물오리
  3. 2023.08.07 면류관--- 김남조 by 물오리
  4. 2023.08.06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by 물오리
  5. 2023.08.03 비스듬히 --- 정현종 by 물오리
  6. 2023.07.13 아가 2 --- 김남조 by 물오리
  7. 2023.07.13 장마 --- 천상병 by 물오리
  8. 2023.07.06 더딘 인생--- 나태주 by 물오리
  9. 2023.06.30 초록 풀잎 하나가 --- 안도현 by 물오리
  10. 2023.06.27 채송화 --- 나태주 by 물오리

 

영하의 대지를 견디고 있는 나목처럼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제 생애 바친

깜깜한 땅속의 말없는 뿌리처럼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누리지 못해도 

온몸으로 한 사람을 껴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 

잔잔하고 따뜻하며 비어있는 그 마음이

앉거나 걷거나 서 있을 때도 

피처럼 온 몸에 퍼 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 보내는 종소리와 함께 - - - 김후란  (0) 2023.09.16
가을 햇살  (0) 2023.09.13
너에게 --- 김남조  (0) 2023.09.05
면류관--- 김남조  (0) 2023.08.07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0) 2023.08.06
Posted by 물오리


아슴한 어느 옛날
겁劫을 달리하는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알뜰한
내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아비의 피 묻은 늑골에서
백년해로의 지어미를 빚으셨다는
성서의 이야기는
너와 나의 옛 사연이나 아니었을까

풋풋하고 건강한 원시의 숲
찬연한 원색의 칠범벅이 속에서
아침 햇살마냥 피어나던
우리들 사랑이나 아니었을까

불러 불러도 아쉬움은 남느니
나날이 새로 샘솟는 그리움이랴, 이는
그 날의 마음 그대로인지 모른다

빈방 차가운 창가에
지금이사 너 없이 살아가는
나이건만

아슴한 어느 훗날에
가물거리는 보랏빛 기류같이
곱고 먼 시간 속에서
어쩌면 넌 다시금 남김 없는
내 사람일지도 모른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햇살  (0) 2023.09.13
사랑의 기도 --- 김재진  (0) 2023.09.10
면류관--- 김남조  (0) 2023.08.07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0) 2023.08.06
비스듬히 --- 정현종  (0) 2023.08.03
Posted by 물오리

 

가시나무의 가시 많은 가지를 

머리둘레 크기로 둥글게 말아 

하느님의 머리에 

사람이  두 손으로  씌워드린 

가시면류관

너희가 준  것은 무엇이든  거절치 않노라고 

이천 년 오늘까지 하느님께선 

그 관을 쓰고 계신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기도 --- 김재진  (0) 2023.09.10
너에게 --- 김남조  (0) 2023.09.05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0) 2023.08.06
비스듬히 --- 정현종  (0) 2023.08.03
아가 2 --- 김남조  (0) 2023.07.13
Posted by 물오리

 

꽃들이 반짝반짝했는데

그 자리에 가을이 앉아 있다.

 

꽃이 피어 있을 땐  보지 못했던

검 붉은 씨가  눈망울처럼 맺혀있다. 

 

희망이라고......

희망은 직진하진 않지만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 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에게 --- 김남조  (0) 2023.09.05
면류관--- 김남조  (0) 2023.08.07
비스듬히 --- 정현종  (0) 2023.08.03
아가 2 --- 김남조  (0) 2023.07.13
장마 --- 천상병  (0) 2023.07.13
Posted by 물오리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류관--- 김남조  (0) 2023.08.07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0) 2023.08.06
아가 2 --- 김남조  (0) 2023.07.13
장마 --- 천상병  (0) 2023.07.13
더딘 인생--- 나태주  (0) 2023.07.06
Posted by 물오리

 


네게로 가리
한사코 가리라
이슬에 씻은 빈손이어도 가리라
눈 멀어도 가리라

세월이 겹칠수록
푸르청청 물빛
이 한(恨)으로 가리라

네게로 가리
저승의 지아비를
내 살의 반을 찾으러
검은머리 올올이
혼령이 있어
그 혼의 하나하나 부르며 가리


네게로 가리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에는 신의 물 방울이 들어 있다---김승희  (0) 2023.08.06
비스듬히 --- 정현종  (0) 2023.08.03
장마 --- 천상병  (0) 2023.07.13
더딘 인생--- 나태주  (0) 2023.07.06
초록 풀잎 하나가 --- 안도현  (0) 2023.06.30
Posted by 물오리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곡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스듬히 --- 정현종  (0) 2023.08.03
아가 2 --- 김남조  (0) 2023.07.13
더딘 인생--- 나태주  (0) 2023.07.06
초록 풀잎 하나가 --- 안도현  (0) 2023.06.30
채송화 --- 나태주  (0) 2023.06.27
Posted by 물오리

 

꽃을 길러본 사람은 안다

그것도 일년초나  숙근초

기껏 여기 살아라 심었는데 

다음 해에 보면 

그 자리에 꽃은 사라지고 

엉뚱한 곳에 그 꽃의 새싹이 

나서 자란 다는 것

꽃들은 살라는 곳에서 살지 않고 

저 살고 싶은 곳에서 산다는 것! 

그것은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 

이렇게 작은 일 하나 알기에도 

나는 칠십년을 보내야 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가 2 --- 김남조  (0) 2023.07.13
장마 --- 천상병  (0) 2023.07.13
초록 풀잎 하나가 --- 안도현  (0) 2023.06.30
채송화 --- 나태주  (0) 2023.06.27
그럼에도 불구하고- - - 나태주  (0) 2023.06.21
Posted by 물오리

 

초록 풀잎 하나가 

옆에 있는  풀잎에게 말을 건다.

뭐라 뭐라 말을 거니까 

그 옆에 선 풀잎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풀잎이 

또 앞에선 풀잎을 건드리니까 

또 그 앞에선 풀잎의 몸이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들끼리 

한꺼번에 흔들린다

초록풀잎 하나가

뭐라 뭐라  말 한번 했을 뿐인데 

한꺼번에 말이 번진다. 

들판의 풀잎들에게  말이 번져

들판은 모두 초록이 된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 --- 천상병  (0) 2023.07.13
더딘 인생--- 나태주  (0) 2023.07.06
채송화 --- 나태주  (0) 2023.06.27
그럼에도 불구하고- - - 나태주  (0) 2023.06.21
오늘 하루도 거룩하다 --- 이문재  (0) 2023.06.18
Posted by 물오리


난쟁이 꽃
땅바닥에 엎드려 피는 꽃

그래도 해님을 좋아해
해가 뜨면 방글방글 웃는 꽃

바람 불어 키가 큰 꽃들
해바라기 코스모스 넘어져도

미리 넘어져서 더는
넘어질 일 없는 꽃

땅바닥에 넘어졌느냐
땅을 짚고 다시 일어나거라!

사람한테도 조용히
타일러 알려 주는 꽃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딘 인생--- 나태주  (0) 2023.07.06
초록 풀잎 하나가 --- 안도현  (0) 2023.06.30
그럼에도 불구하고- - - 나태주  (0) 2023.06.21
오늘 하루도 거룩하다 --- 이문재  (0) 2023.06.18
좋은 때 - - - 나태주  (0) 2023.06.14
Posted by 물오리